'경북형 新산업' DNA 심어 산업도시 구미·포항 되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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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업 나선 경상북도
홀로그램·2차전지 등
미래 먹거리 잇단 확보
구미 전자산업 부활 위해
120개 강소기업 육성
철강 산업도시 포항
배터리 규제특구 지정
홀로그램·2차전지 등
미래 먹거리 잇단 확보
구미 전자산업 부활 위해
120개 강소기업 육성
철강 산업도시 포항
배터리 규제특구 지정
한국 국가산업단지 1호였던 구미국가산업단지는 지난해 단지 조성 50주년을 맞았지만 성적표는 초라했다. 2013년 생산액이 72조원에서 2019년 39조원으로 절반 가까이(46%) 떨어졌다. 수출도 같은 기간 367억달러에서 232억달러로 135억달러(15조원)나 감소했다. 구미국가산업단지 가동률은 2013년 80%에서 2018년 69%로 70% 선이 무너졌다. 특히 50인 미만 사업장 가동률은 2016년 78%에서 2018년 39.3%로 떨어져 구미 경제는 빈사상태에 빠져 있다. 대한민국 경제에서 구미가 차지하는 위상은 점점 희미해져 가고 있다.
원인은 전성기 때 미래를 충분히 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휴대폰과 가전제품 생산기지를 베트남으로, LG디스플레이가 파주로 이전하면서 대기업 하도급 물량이 감소했지만 많은 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과 대안을 찾지 못했다.
2017년 가속기신약 예타와 탄소·바이오산업 선점을 위해 많은 정책을 개발했던 박성수 안동부시장(전 경상북도 과학산업국장)은 “국내 산업 1세대 도시들의 쇠락 속도가 빨라지면서 한국판 러스트벨트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중국이 따라 올 수 없는 새로운 분야에서 원천기술을 갖춘 인재 영입, 앵커기업 육성, 국내외 앵커기관과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으로 기업과 산업, 도시 스케일업(직원 10명 이상이면서 최근 3년간 평균 매출이나 고용률이 20% 이상 고성장한 기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0억원의 매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상북도와 구미시가 추진한 홀로그램 예타사업이 구미 경제의 체질개선과 기업유치, 기존 중소기업의 미래신산업 발굴과 밀접히 연관돼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경상북도와 구미시는 구미의 전자산업 부활을 위해 7대 신(新)전자산업 전략을 마련하고 30개 중견기업이 협의체를 구성해 자립적인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박효덕 구미전자정보기술원장은 “2030년까지 120개의 중견강소기업을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의 산업도시 가운데 2대 축인 철강 산업도시 포항의 변신도 주목된다. 2017년 2차전지 양극재 중견기업인 에코프로 유치를 계기로 포항은 2차전지 산업을 미래산업으로 정하고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로 지난해 지정받았다. 특구 지정 이후 영일만 4산업단지와 블루밸리국가산단에 에코프로비엠, 포스코케미칼, GS건설 등 10개 기업이 1조4600억원의 투자를 했다. 송경창 포항시 부시장은 “지금은 배터리 제조단계에서 경쟁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니켈 코발트 등 원자재 확보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장기적 안목에서 소재 분야 선점에 나섰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2차전지(배터리) 산업은 기업유치를 통한 스케일업 전략으로, 바이오헬스와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산업은 새로운 스타트업 벤처 플랫폼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홀로그램산업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2017년 국회포럼을 개최한 염정호 경상북도 정보화정책팀장은 “지방정부는 미래 유행할 산업과 원천기술, 핵심 인재를 선점하기 위해 국책(예타)사업을 늘 추진해야 한다”며 “4차 산업기술은 경제뿐만 아니라 농업 문화관광 복지 등 모든 분야에 접목돼 경북 신산업의 외연을 키우고 기업을 육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성수 안동 부시장은 “지방의 중소·중견기업이 원천기술을 도입하고 신기술·신사업을 접목하려면 선도적인 투자에 리스크가 크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요구되는 새로운 역할은 이런 스케일업 기업의 초기 리스크를 줄여주기 위해 연구 생산 인프라와 연구개발을 적극 도와주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치영 구미전자정보기술원 기업협력본부장은 “축적된 제조 경험과 혁신 의지로 구미에서도 많은 중견기업과 스타트업의 스케일업 성과들이 나오고 있다”며 “연구지원기관이 전주기적 지원을 해줄 수 있도록 아낌없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상북도와 한국경제신문은 구미와 포항의 스케일업 사례를 경북 전역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경북형 신산업 스케일업 콘퍼런스’를 21일 경주힐튼호텔에서 연다. 올해는 구미와 포항을 주빈도시로, 내년에는 경산과 김천 등 도시를 순회하며 기업과 도시의 스케일업 성공 사례와 전략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원인은 전성기 때 미래를 충분히 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휴대폰과 가전제품 생산기지를 베트남으로, LG디스플레이가 파주로 이전하면서 대기업 하도급 물량이 감소했지만 많은 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과 대안을 찾지 못했다.
2017년 가속기신약 예타와 탄소·바이오산업 선점을 위해 많은 정책을 개발했던 박성수 안동부시장(전 경상북도 과학산업국장)은 “국내 산업 1세대 도시들의 쇠락 속도가 빨라지면서 한국판 러스트벨트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중국이 따라 올 수 없는 새로운 분야에서 원천기술을 갖춘 인재 영입, 앵커기업 육성, 국내외 앵커기관과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으로 기업과 산업, 도시 스케일업(직원 10명 이상이면서 최근 3년간 평균 매출이나 고용률이 20% 이상 고성장한 기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북 다시 대한민국 중심으로’ 신산업 혁신 나서
경상북도는 2018년 민선 7기 이철우 경북지사가 선출되면서 반전의 시간을 만들고 있다. 이 지사는 ‘경북 다시 대한민국의 중심으로’라는 슬로건 아래 신산업을 통한 경북 경제 스케일업에 본격 나섰다. 이 지사는 취임하자마자 과학산업국을 다시 부활하고 경북을 살릴 대규모 프로젝트와 신산업 발굴에 주력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 경북은 전북과 함께 지난해 6월 1818억원 규모의 홀로그램 예비타당성조사사업(사업비 500억원, 국비 300억원 이상 사업)을 통과시켰다. 또 올해는 포항의 주력산업인 철강산업 부활을 위한 예타도 통과시켰다. 경북의 대표 산업도시 구미와 포항을 다시 살릴 중요한 미래 먹거리 프로젝트를 확보했다. 이 지사는 권영진 대구시장과 함께 무산 위기에 놓였던 대구경북통합신공항도 이전지를 구미 근처인 의성과 군위로 확정했다. 구미와 경북에는 엄청난 기회다.스케일업 기업 초기리스크 줄여주는 데 힘 모아야
홀로그램산업은 경북 구미를 살릴 7대 전자산업 가운데 하나로 힉스컴퍼니(홀로그램), 아진엑스텍(AR디바이스) 등 전국 10개 기업이 구미 금오테크노밸리에 입주해 구미전자정보기술원과 함께 사업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추진 중이다. 구미의 구일엔지니어링은 100억원 규모의 3개 정부과제에 참여해 세계 최고의 비접촉 비파괴 반도체 검사장비 개발에 나섰다. 이재열 연구소장은 “사업화에 성공하면 최대2000억원의 매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상북도와 구미시가 추진한 홀로그램 예타사업이 구미 경제의 체질개선과 기업유치, 기존 중소기업의 미래신산업 발굴과 밀접히 연관돼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경상북도와 구미시는 구미의 전자산업 부활을 위해 7대 신(新)전자산업 전략을 마련하고 30개 중견기업이 협의체를 구성해 자립적인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박효덕 구미전자정보기술원장은 “2030년까지 120개의 중견강소기업을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의 산업도시 가운데 2대 축인 철강 산업도시 포항의 변신도 주목된다. 2017년 2차전지 양극재 중견기업인 에코프로 유치를 계기로 포항은 2차전지 산업을 미래산업으로 정하고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로 지난해 지정받았다. 특구 지정 이후 영일만 4산업단지와 블루밸리국가산단에 에코프로비엠, 포스코케미칼, GS건설 등 10개 기업이 1조4600억원의 투자를 했다. 송경창 포항시 부시장은 “지금은 배터리 제조단계에서 경쟁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니켈 코발트 등 원자재 확보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장기적 안목에서 소재 분야 선점에 나섰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2차전지(배터리) 산업은 기업유치를 통한 스케일업 전략으로, 바이오헬스와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산업은 새로운 스타트업 벤처 플랫폼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홀로그램산업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2017년 국회포럼을 개최한 염정호 경상북도 정보화정책팀장은 “지방정부는 미래 유행할 산업과 원천기술, 핵심 인재를 선점하기 위해 국책(예타)사업을 늘 추진해야 한다”며 “4차 산업기술은 경제뿐만 아니라 농업 문화관광 복지 등 모든 분야에 접목돼 경북 신산업의 외연을 키우고 기업을 육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성수 안동 부시장은 “지방의 중소·중견기업이 원천기술을 도입하고 신기술·신사업을 접목하려면 선도적인 투자에 리스크가 크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요구되는 새로운 역할은 이런 스케일업 기업의 초기 리스크를 줄여주기 위해 연구 생산 인프라와 연구개발을 적극 도와주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치영 구미전자정보기술원 기업협력본부장은 “축적된 제조 경험과 혁신 의지로 구미에서도 많은 중견기업과 스타트업의 스케일업 성과들이 나오고 있다”며 “연구지원기관이 전주기적 지원을 해줄 수 있도록 아낌없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상북도와 한국경제신문은 구미와 포항의 스케일업 사례를 경북 전역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경북형 신산업 스케일업 콘퍼런스’를 21일 경주힐튼호텔에서 연다. 올해는 구미와 포항을 주빈도시로, 내년에는 경산과 김천 등 도시를 순회하며 기업과 도시의 스케일업 성공 사례와 전략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