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두 달 만에 일본에서 귀국하면서 다음 달로 예상되는 롯데의 임원 인사에 관심이 쏠린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이 지난 주말 국내로 돌아오면서 인사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지난 8월 그룹 2인자였던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의 퇴진을 비롯해 일부 계열사 대표를 교체하는 인사를 한 뒤 일본으로 가 현지 사업을 챙겼다.
롯데는 매년 12월 초·중순께 임원 인사를 했는데, 올해는 한 달 정도 앞당긴 11월 중에 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내부적으로는 임원들 평가를 이미 마쳤고, 귀국한 신 회장이 본격적으로 검토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롯데의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큰 만큼 신 회장이 이를 돌파하기 위해 어떤 인사 카드를 내놓을지 예전 인사 때보다 더 많은 관심을 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이 최근 핵심 조직인 쇼핑 헤드쿼터(HQ) 기획전략본부장으로 외국계 컨설팅업체 근무 이력이 있는 젊은 외부 인사를 영입한 것을 눈여겨보고 있다.
백화점, 마트, 슈퍼, 이커머스, 롭스 등 5개 사업부를 총괄하는 이 자리에 외부 인사를 처음으로 기용한 이 원포인트 인사가 '순혈주의'를 깬 동시에 향후 그룹 인사의 방향성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에 선임된 정경운(48) 기획전략본부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보스턴 컨설팅그룹을 거쳐 동아ST 경영기획실장 등을 역임했다.
이런 이력 때문에 일각에선 이번 인사를 신세계그룹이 베인앤드컴퍼니를 거친 강희석 대표를 영입한 것과 비교하기도 한다.
비대면 시대에 아직 오프라인 중심의 영업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롯데에 변화와 쇄신의 바람이 부는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임원 인사 폭이 예년보다 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분석에는 롯데의 절박함이 담겨 있다.
지난 2분기 롯데의 양대 축인 유통과 화학 부문 영업이익이 각각 98.5%와 90.5% 추락했다.
3분기 실적 전망도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코로나19 사태라는 특수 상황이 있지만, 다른 경쟁 기업에 비해서도 유독 실적이 저조한 것을 두고 신 회장이 위기의식을 더욱 크게 느꼈다는 시각도 있다.
롯데 관계자는 "전례 없는 8월 인사 이후 구성원들이 회사 경영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며 "롯데쇼핑에서 외부 인사를 영입한 만큼 그 연장선으로 추가 파격 인사가 있지 않을까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