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전략가가 19일(미 현지시간) 미 증시가 추가 조정을 경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윌슨은 지난 4월부터 강세장 사이클이 새로 시작됐다고 주장해온 사람이다. 윌슨 전략가는 이날 보고서에서 "지난 8월 이후 금융시장은 대선이 미칠 영향 등으로 인해 넓은 범위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S&P 500 지수의 경우 지난 3월 말 상승장이 시장된 뒤 가장 긴 기간인 6주 동안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지 못했다.
윌슨은 "기술적 측면에서 S&P 500 지수는 3550 부근에서 저항을 받고 있다"며 "9월에 이어 지난주 두 번째로 이 선 돌파에 실패한 것을 보면 9월에 시작된 조정은 아직도 끝난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저항선은 1987년까지 거슬러가서 형성되어온 선이다.
게다가 단기적으로도 미 증시엔 추가 부양책 부재, 대선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 코로나 재확산 등 걸림돌이 많은 만큼 조정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윌슨 전략가는 "향후 증시는 더 강력한 저항선인 3125(200일 이동평균선)까지 10% 조정을 경험할 수 있다"며 "3123에 가까워지면 주식을 더 사들이되 현 주가 수준에선 증시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게 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S&P 500 지수는 19일 3426.92로 마감됐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S&P 500 지수는 375bp(1bp=0.01%포인트) 수준의 리스크 프리미엄에서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대선 등 평소보다 높은 변동성을 감안하면 이보다 50bp 가량 더 높은 밸류에이션에서 거래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S&P 500 지수는 당분간 3100~3550 범위에서 움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윌슨은 미 경제는 회복기에 들어섰고 증시도 내년 초 다시 강세장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런 만큼 이번 조정을 경기 회복기에 더 높은 수익 성장을 이뤄낼 수 있는 기업으로 바꿔탈 것을 조언했다. 그는 "그동안은 코로나 사태에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던 기업들이 선호됐지만, 앞으로는 지금까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없었던 기업과 서비스에 투자하는 게 더 좋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 수혜주에 대한 기대와 주가 수준은 이미 높지만, 코로나 소외주들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 등 각국이 그동안 투자가 모자랐던 인프라 분야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인프라 관련 주식에서도 매력적인 투자 기회가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산업재 및 구리 등 비금속 관련 기업이 이에 해당된다.
윌슨 전략가는 또 향후 경기 회복과 함께 예상보다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장기 금리의 상승을 의미한다. 금리가 오를 때 유리한 금융주, 그리고 인프라주 등이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전망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