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현 회계사
안녕하세요 절세병법 이승현 회계사입니다. 오늘은 취득세가 황당하게 과세된 사례를 하나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보통 내가 돈을 주고 사게 되면, 산 금액에 취득세율 몇 %, 이렇게 곱해서 취득세가 나올 거라고 생각하시잖아요. 그렇지 않은 사례도 있습니다.
분당에 무지개마을이란 곳이 있는데 거기의 단지 내 상가가 경매로 팔린 적이 있습니다. 2007년 7월 16일에 이 지하상가가 팔렸는데요. 대중목욕탕으로 운영되고 있었어요. 면적도 전용면적이 963㎡였고요. 굉장히 큰 상가였는데 경매로 나왔을 때 감정가액은 10억원이었어요. 하지만 실제로 이 부동산은 낙찰된 가격은 3억5000만원이었습니다.
그 당시엔 지하 목욕탕 같은 그런 물건들은 굉장히 유찰이 많이 되고 낙찰가가 낮아지는 게 빈번했습니다. 이 낙찰받은 사람은 3억5000만원 곱하기 취득세율 4%. 농어촌특별세와 지방교육세를 포함하면 4.6%가 되겠죠. 1600만원을 취득세로 납부하셨어요.
이분이 이걸 갖고 있다가 1년이 채 안 된 2008년 6월 5일 4억원에 일반인에게 매매하게 됩니다. 이 매매하게 된 사람도 취득세를 내야겠죠. 이분이 취득세를 내기 위해 구청에 가신 거예요. 구청 직원이 계산기를 두드리더니 1억600만원이라고 답변했습니다. 4억짜리 상가를 샀는데 취득세가 1억600만원이 나왔다. 어떻게 된 걸까요.

자 사연은 이렇습니다. 지자체에서 재산세를 부과하기 위해서는 시가표준액이라는 걸 공시를 하는데요. 이 시가표준액이 이 상가가 무려 23억원이었던 거예요. 그래서 이 23억원에 대한 4.6%인 1억600만원의 취득세가 나온 거죠.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먼저 취득세의 과세표준에 대해서 좀 아실 필요가 있어요. 일반적으론 우리가 돈을 주고 사게 되면 내가 지불한 돈, 그 돈이 취득세의 과세표준이 됩니다. 하지만 내가 준 돈보다 이 부동산의 시가표준액이 높다면 취득세는 더 높은 시가표준액으로 취득세를 물립니다.
그래서 4억에 산 부동산이 취득세가 23억원인 시가표준액을 기준으로 나오게 된 거죠. 자 그러면 왜 그 전에 낙찰받은 사람, 그 사람은 3억5000만원에 낙찰받고 1600만원밖에 취득세를 안 냈잖아요. 이분은 왜 조금만 냈을까. 취득세 과세표준을 계산할 때 경매나 공매, 또는 법인에게 사거나 법인이 취득하는, 이런 법인 장부로 확인되는 경우에는 실제 시가표준액과 상관없이 내가 취득한 가격을 기준으로 취득세를 매기게 돼 있어요. 그러니까 경매로 받으신 분은 시가표준액이 아무리 높아도 내가 산 가격인 3억5000만원, 낙찰가격의 4.6%인 1600만원의 취득세만 내도 가능했는데, 이 이후에 일반 매매로 사신 분은 이렇게 내가 산 가격과 상관없이 시가표준액에 따라서 1억600만원의 취득세를 내신 거죠.
이분은 억울하니까. 소송을 대법원까지 하셨는데 2011년에 대법원에서 패소해서 이 높은 취득세를 납부하시게 됐습니다. 여러분들 주의하셔야 할 건 우리가 일반적으로 내가 사는 가격보다 시가표준액이 낮은 경우가 대부분일 겁니다. 하지만 지방의 구도심이나 이런 곳에 가시면 구도심이 한참 성장할 때는 매매가격이 올라가면서 같이 공시가격 또한 올라갑니다. 그러다가 옆에 신도심이 생기면서 여기의 매매가격이 쭉 빠지게 되면, 이 빠지는 속도보다 공시가격이 떨어지는 속도는 조금 더 느리겠죠.

그래서 내가 실제 산 가격보다 시가표준액이 높아서 취득세를 더 내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그런 상가를 살 때는 여러분들이 시가표준액이 얼만지도 확인을 해두시는 게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이승현 회계사였습니다.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건설부동산부장
진행 전형진 기자 촬영·편집 김윤화 PD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