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그룹 영어토익반…"소중한 마음들이 힘 모아 멋지게 승리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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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개봉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감독 이종필
“사람들이 서로를 기분 좋게 응원하는 작품, 혹은 소중한 마음들이 모여 멋지게 승리하는 영화입니다.”
20일 만난 이종필 감독(40)은 ‘전국노래자랑’(2012년)과 ‘도리화가’(2015년)에 이은 자신의 세 번째 상업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사진)을 이렇게 소개했다. 21일 개봉하는 이 작품은 1990년대를 배경으로 고졸 출신 여직원 삼총사(고아성, 이솜, 박혜수)가 힘을 합쳐 외국 자본과 결탁한 경영진이 독극물인 페놀을 고의로 방류하는 사건을 내부 고발하는 이야기를 유쾌하고 경쾌하게 그린다. 롯데컬처웍스가 총 제작비 79억원을 투입한 이 작품은 20일 현재 압도적인 예매율 1위(41.9%)에 오르며 흥행을 예고한다.
“1990년대 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들었던 글로벌화의 이면을 그리고 싶었어요. 당시 여러 실화를 섞어 여성들이 파이팅하면서 내부 문제를 고발하고, 승리하는 이야기를 신나고 통쾌하게 담아내려고 했습니다.”
고졸 사원들에게 승진 기회를 제공하는 ‘영어토익반’이 글로벌화의 밝은 면이라면, ‘페놀’은 어두운 면이다. 내부 고발 실화는 대부분 직원의 패배로 끝나지만, 영화에서는 판타지 같은 승리를 일궈낸다. 극 중 8년차 고졸 여사원들은 뛰어난 업무 능력에도 커피 타기, 구두 닦기, 담배 사오기 등 잔심부름을 한다. 수십 잔의 커피를 빠르게 타는 모습이 신나고 경쾌하게 그려진다. “그들이 투덜거리면서 일하는 게 아니라 맡은 일을 밝고 능숙하게 처리하도록 했습니다. 대부분의 장면을 두 가지 톤으로 찍었습니다. 만화적인 톤으로 연기하거나, 진지하고 사실적으로 담아낸 후 필요에 따라 장면들을 선택했어요.”
당시 사무실 풍경에 대한 시사회 반응은 세대별로 다르다. 40~50대는 ‘맞아. 저랬지’ 맞장구치지만, 10~20대는 “정말 저랬어? 재떨이까지 비우다니”라며 호기심 섞인 눈길로 본다. “지금은 용역업체에서 청소하지만, 당시에는 고졸 사원들이 그런 보이지 않는 ‘그림자 노동’을 했거든요. 그들이 누구보다 일찍 출근하고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어요.”
추억을 소환하는 장면과 소품들은 또 다른 볼거리다. ‘또박또박’하게 말하는 영어 발음, 사람들이 공중전화 앞에서 길게 줄 서 있는 모습, 386컴퓨터 및 당시 패션과 스타일, 노래가 공감을 불러온다. “그 시절의 색감이 지금보다 따스했다고 생각합니다. 스크린 도어가 없던 시절, 지하철역에서 맞은편 사람과 소통하는 모습 등 출근길에도 따뜻한 빛을 담았어요.”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20일 만난 이종필 감독(40)은 ‘전국노래자랑’(2012년)과 ‘도리화가’(2015년)에 이은 자신의 세 번째 상업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사진)을 이렇게 소개했다. 21일 개봉하는 이 작품은 1990년대를 배경으로 고졸 출신 여직원 삼총사(고아성, 이솜, 박혜수)가 힘을 합쳐 외국 자본과 결탁한 경영진이 독극물인 페놀을 고의로 방류하는 사건을 내부 고발하는 이야기를 유쾌하고 경쾌하게 그린다. 롯데컬처웍스가 총 제작비 79억원을 투입한 이 작품은 20일 현재 압도적인 예매율 1위(41.9%)에 오르며 흥행을 예고한다.
“1990년대 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들었던 글로벌화의 이면을 그리고 싶었어요. 당시 여러 실화를 섞어 여성들이 파이팅하면서 내부 문제를 고발하고, 승리하는 이야기를 신나고 통쾌하게 담아내려고 했습니다.”
고졸 사원들에게 승진 기회를 제공하는 ‘영어토익반’이 글로벌화의 밝은 면이라면, ‘페놀’은 어두운 면이다. 내부 고발 실화는 대부분 직원의 패배로 끝나지만, 영화에서는 판타지 같은 승리를 일궈낸다. 극 중 8년차 고졸 여사원들은 뛰어난 업무 능력에도 커피 타기, 구두 닦기, 담배 사오기 등 잔심부름을 한다. 수십 잔의 커피를 빠르게 타는 모습이 신나고 경쾌하게 그려진다. “그들이 투덜거리면서 일하는 게 아니라 맡은 일을 밝고 능숙하게 처리하도록 했습니다. 대부분의 장면을 두 가지 톤으로 찍었습니다. 만화적인 톤으로 연기하거나, 진지하고 사실적으로 담아낸 후 필요에 따라 장면들을 선택했어요.”
당시 사무실 풍경에 대한 시사회 반응은 세대별로 다르다. 40~50대는 ‘맞아. 저랬지’ 맞장구치지만, 10~20대는 “정말 저랬어? 재떨이까지 비우다니”라며 호기심 섞인 눈길로 본다. “지금은 용역업체에서 청소하지만, 당시에는 고졸 사원들이 그런 보이지 않는 ‘그림자 노동’을 했거든요. 그들이 누구보다 일찍 출근하고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어요.”
추억을 소환하는 장면과 소품들은 또 다른 볼거리다. ‘또박또박’하게 말하는 영어 발음, 사람들이 공중전화 앞에서 길게 줄 서 있는 모습, 386컴퓨터 및 당시 패션과 스타일, 노래가 공감을 불러온다. “그 시절의 색감이 지금보다 따스했다고 생각합니다. 스크린 도어가 없던 시절, 지하철역에서 맞은편 사람과 소통하는 모습 등 출근길에도 따뜻한 빛을 담았어요.”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