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인권네트워크 회원들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법무부 난민면접조작사건에 대한 국가인권위 권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난민인권네트워크 회원들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법무부 난민면접조작사건에 대한 국가인권위 권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주인권단체가 법무부의 난민심사 과정에서 인권 침해가 있었다는 국가권익위원회의 발표를 근거로 법무부에 피해 보상과 피해자 구제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21일 난민네트워크·공익법센터 어필·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등은 성명서를 내고 "법무부는 난민 심사 조작 사건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는 인권위 권고를 즉각 수용하고, 심사 피해자의 구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주단체들이 주장하는 인권침해는 '난민 신속 심사' 과정에서 발생했다. 2014년 법무부는 난민심사가 장기화 될 경우 이를 체류 목적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있을 수 있어 신속 심사 제도를 도입했다. 신속 심사 제도가 아닌 '집중 심사 제도'와 '일반 심사 제도'는 1~6개월 정도 걸린다.

이주단체는 "난민심사 적체를 해소한다는 목적으로 도입한 신속심사로 인해 사실 조사가 생략됐고, 면접 시간은 한 시간 미만으로 축소됐다"며 "그 결과 면접 결과가 조작되는 등 중대한 인권 침해가 발생했다 말했다.

법무부 정책 전반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법무부가 신속심사 담당자에게 한 달에 44건의 심사를 처리하도록 하고 이를 실적에 반영했다는 것. 신속처리 심사 비율도 전체의 40% 수준을 유지하도록 했지만 방침과 달리 처리 비율이 절반을 훌쩍 넘었다는 점에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이 때문에 난민 신청자들은 면접 과정에서 사연을 이야기할 여유가 없었으며, 박해 사실을 밝혔음에도 조서에는 "돈 벌러 왔다"는 문구가 동일하게 기재되는 등 심사가 부실하게 진행됐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주단체는 "법무부는 인권위 권고를 전면 수용해 전수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피해자에게 공식 사과와 피해 보상 등 구제 정책을 시행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김기운 한경닷컴 기자 kkw102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