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타이어 정비 전문 업체가 타이어를 교체하며 차량 휠(바퀴)을 고의로 망가트린 후 휠 교환을 권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21일 자동차 관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타이어XX(타이어 정비 업체) 고발합니다' 제하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함께 공개한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는 직원이 고의로 휠을 훼손하는 듯한 장면이 담겨 있었다.

게시자 A 씨는 이날 오후 "광주 서부경찰청에 고소장 접수하고 왔다"고 이후 상황을 전했다.

A씨는 "오늘이 경찰의날이라 오후 업무는 안 보시는데 다행히 당직 형사가 있어서 영상을 보여줬고 사건을 접수하고 왔다"고 전했다.

A 씨는 앞선 글에서 "지난 20일 타이어 정비 업체에서 타이어 4개 교체 중 휠이 손상되었다면서 휠 교체 권유를 받았다. 한 개는 손상이 되었고 나머지는 부식되었다고 하더라"며 "다음에 와서 교체하겠다고 했더니 '너무 위험해서 그냥 가시면 안 된다'면서 '중고라도 구매해야 한다'고 했다"고 권유받은 상황을 설명했다.

A 씨는 이후 타이어 휠 사진을 커뮤니티에 올려 자문을 구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손상 부위가 마치 공구로 찌그러트린 것처럼 깔끔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A 씨는 "그 말을 듣고 휠을 자세히 보니 휘어진 부위가 꼭 일자 드라이버 같은 것으로 일부러 찌그러트린 것 같이 보여서 블랙박스 영상을 전부 뒤졌다"고 했다.

블랙박스 영상에 담긴 현장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정비공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주위를 한번 살펴보고는 순식간에 스패너로 휠을 망가트린 후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휠에 타이어를 끼워 넣었다.

게시자는 "고객의 생명을 담보로 저런 장난을 칠 수가 있는지 정말 어이가 없다. 혹시라도 기존에 피해 보신 분 중에 사고 나신 분들은 없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분노했다.

법알못(법을 알지 못하다) 자문단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형법 제369조에서는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타인의 재물을 손괴하여 효용을 해하는 범죄를 범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고 법령을 전했다.

승재현 연구위원은 "본 사건에서는 공구(위험한 물건)으로 휠(재물)의 효용을 해하는 행위를 했다는 점에서 단순 재물 손괴죄(366조)가 아나라 특수재물손괴죄로 가중처벌해야 한다"면서 "뿐만 아니라 멀쩡한 휠을 손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휠이 손상되었다고 거짓말(기망)을 하여 소비자는 휠이 손상되었다고 알고(착오유발)해서 휠교체(처분행위)를 하려고 했다. 이는 전형적인 형법상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형법 제347조에서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승재현 연구위원은 "다만 A 씨가 다음에 휠을 교체하겠다고 하여 뜻을 이루지 못했으므로 사기 미수로 처벌 받아야 한다"면서 "차를 믿고 맡긴 소비자의 신뢰를 가차없이 저버린 아주 죄질이 좋지 않는 범죄다"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행위자는 특수손괴죄, 사기미수의 경합범으로 15년 이하의 징역형이 받을 수 있는 형량의 범위가 된다"고 덧붙였다.

A 씨에 따르면 그를 찾아온 타이어XX 측은 해당업체와는 내일 부로 계약 해지 진행할 예정이며 본사 측에서도 민사상 손해를 물을 방침이라고 전했다.

타이어XX 관계자는 "한 지점 때문에 여러 지점이 피해를 본다는 게 가장 안타깝다"면서도 "최대한 고객 입장에서 사건을 해결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게시물이 논란이 되자 해당 업체 대표는 글쓴이에게 사과하며 합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고의 훼손 논란에 대해 "정상적인 정비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지, 고의로 망가트린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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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