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관계·전략·스킬로 '일잘러' 비결 설명
"한 회사·외길 파기만 지속하는 경력 안 좋아
'나는 다르다'는 착각 버려야…냉정한 능력 파악 필요
'싫다'는 이유로 무작정 퇴사하면 100% 실패
두루뭉술한 천편일률적 조언 피하고 싶어"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 컨설턴트 출신이자《퍼펙트 프리젠테이션》《행동의 완결》등 일터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 구체적으로 짚는 실용서를 써 온 김재성 작가(38·사진)가 신간《슈퍼업무력 ARTS》를 펴냈다. ARTS는 Attitude(태도)·Relationship(관계)·Tactics(전략·전술)·Skills(스킬)의 알파벳 첫 글자를 따 왔다. “일은 예술”이란 뜻이다.
지난 17일 서울 역삼동에서 김 작가를 만났다. 그는 “업무는 감성적 영역인 태도와 관계, 이성적 영역인 전략과 스킬이 한데 어우러지는 생명체”라며 “ARTS가 얼마나 유기적으로 얽히느냐에 따라 업무의 성과가 크게 달라진다”고 말한다. 다음은 김 작가와 1문 1답이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책을 내셨습니다. 한 가지 일만 하기에도 만만치 않은 세상인데, 회사 업무와 책 출간을 병행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전 더 이상 한 회사와 외길 파기만 지속되는 커리어 관리는 건강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책을 꾸준히 쓰는 이유는 뭔가 사명감 비슷한 것 때문입니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어느 날 내가 세상에서 사고나 병으로 사라져 버리게 되었을 때, 내 머릿속에만 있던 그 지식이 사장되면 너무 아까울것 같을 때 어떻게 해야 하나’란 생각으로 책을 써 왔습니다. 저에게 책은 일부의 계층과 소수에게만 통용되는 지식과 정보를 쉽게 풀어서 설명하는 매체거든요. 이런 정보에 닿기 어려운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조직 내 업무 능력 향상에 대한 자기계발서는 지금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책이 다른 실용서와 어떤 차별성을 갖고 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제 스스로 겪은 일을 바탕으로 썼다는 겁니다. 보통 업무 관련 자기계발서는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토대로 외부에서 연구·정리한 게 많거든요. 그 과정에서 실제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생각과는 다른 해석이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 이야기를 쓴 거라 그럴 염려가 없죠. 두 번째는 천편일률적인 조언이 아니라는 겁니다. 뭔가 구체적인 해결책을 알리고 싶었어요.”
▷컨설턴트 출신이란 점에서 일부 독자들은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럴 수도 있을 겁니다. 아무래도 저는 사무직 위주로 경험을 쌓아 왔으니까요. 그런데 컨설턴트로 일했을 당시 저는 20여개가 넘는 분야의 기업들과 함께 근무했습니다. 해당 분야를 모르면 컨설팅 자체가 불가능하죠. 전 그 경험을 아주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ARTS의 유기적 관계를 강조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드립니다.
▶보통 업무라 하면 기능적 영역에만 한정해서 생각합니다. 하지만 천재 성공 신화의 상징이라 하는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는 결코 혼자 성공하지 않았어요. 뛰어난 팀과 늘 함께 했죠. 훌륭한 업무 성과를 거두려면 팀장, 팀원으로서 태도와 관계를 매끄럽게 형성해야 합니다. 그걸 위해서 전략과 기술이 필요하고요. 4가지 중 하나라도 빠지면 안 됩니다. 말로 표현하기는 쉽지만 이를 행동으로 실행해서 성공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요. 원래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는 아주 간결하죠.”
▷주변에 보면 “나는 이 조직과 어울리는 인재가 아니다”라고 한탄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는 조금 차갑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바깥에서 봤을 땐 그렇게 말하는 직원 역시 그 조직의 수준과 비슷하게 보이거든요. 그런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해야 합니다. 조직 내에 1~2명이 이러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죠. 그런데 모두 다 별로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 안에 있는 나 자신 역시 ‘좋은 인재’라 보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이런 점에서 장기적 발전을 꿈꾼다면 더 나은 역량을 키우기 위한 이직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좋은 팀엔 좋은 사람들이 모이니까요. 그런데 무작정 감정에 휩싸여 퇴사를 택하진 마세요. 계획 없는 퇴사는 100% 실패합니다.”
▷리더십 교육 문제에 대해선 어떻게 보십니까.
▶“가장 큰 문제는 인사의 불확실성입니다. 이 점에 대해선 기업 입장도 이해가 갑니다. 누가 승진 대상이 될지 예상할 수가 없기 때문이죠. 그 때문에 직급 승진 직전에서야 조직에 맞는 리더십 교육을 할 때가 많아요. 이조차도 안 되는 경우도 많고요. 맥킨지에선 이와 관련해 ‘미니 팀장’ 제도가 있어요. 승진 전 미리 1~2명의 팀원을 붙여서 함께 일하도록 하는 겁니다. 전 지금도 이게 훌륭한 리더십 교육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훌륭한 인재가 있다면, 반대로 성과가 낮은 직원들도 있을 겁니다. 저성과자는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조직 내 저성과자에겐 현실 인식을 시킬 필요가 있어요. 대다수 저성과자는 자신이 그렇게 평가되고 있다는 사실을 몰라요. 그 사람이 기분 나쁠까봐 앞에선 늘 좋은 말만 해 주니까요. 저성과자에겐 확실하게 어느 부분이 문제가 있는지 피드백을 줘야 합니다.”
▷책 후반부엔 업무 실행과 관련해서 지나치다 싶을 만큼 자세하게 안내하셨는데요. 책의 앞부분과는 좀 다르다는 느낌입니다.
▶“맞아요. 뒤로 가면 갈수록 업무 테크닉 이야기를 많이 썼어요. 아마 실무자급에서 일하시는 분들껜 너무 당연한 이야기로 보이실 겁니다. 그런데 사회 초년생들에겐 정말 필요한 내용이라 생각했어요. 어느 정도 경력이 있는 독자들도 업무 능력을 되돌아보는 좋은 기회를 줄 거라고 봤고요.”
▷경력을 보고 오해 꽤 많이 받았을 것 같습니다. 금수저라고.
▶“정말 많이 받아요. ‘서울 강남 출신 부잣집 출신으로 여유롭게 산 사람’이라고요. 그런데 저는 지방 중소도시의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났고, 과외도 안 받았어요. 대학 때 용돈을 벌어야 해서 과외를 50개 넘게 했고요. 실제 일터에서 보면 금수저라 불리는 사람들이 정말 노력 많이 해요. 배경 때문에 잘 됐을 것이란 편견을 깰 필요가 있어요. 저에 대한 오해도 안 하셨으면 하고요.”
▷다음 책도 나오겠죠?
▶“이미 탈고한 책이 한 권 더 있어요. 내년 초쯤 나올 겁니다. 성공하는 사람과 실패하는 사람의 태도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정리했어요.”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