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라스타 '리프트 엑스트라 티탄'으로 정장 상의를 다리미질을 하고 있다/사진=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로라스타 '리프트 엑스트라 티탄'으로 정장 상의를 다리미질을 하고 있다/사진=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미세먼지 등으로 개인 위생에 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면서 물을 가열해 발생하는 고온 증기(스팀)를 활용하는 가전 제품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스팀 다리미도 그 중 하나인데요. 스팀으로 옷가의 주름을 손쉽게 펴주면서도 고온으로 각종 유해세균과 냄새 등을 잡아주기 때문입니다. 다리미질 한 번만으로도 손쉽게 의류를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스팀 다리미를 찾는 수요가 최근 들어 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시중에 10만원 안팎의 저렴한 스팀 다리미 제품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신제품은 아니지만, 흥미로운 제품을 접하게 돼서 써보게 됐습니다. 전용 다리미판을 포함해서 제품 가격이 무려 169만5000원에 달하는 스위스 업체 '로라스타'의 '리프트 엑스트라 티탄'입니다.
로라스타 '리프트 엑스트라 티탄'. 제품 오른쪽 물통에 물을 채우면 스팀 다리미질을 할 수 있다/사진=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로라스타 '리프트 엑스트라 티탄'. 제품 오른쪽 물통에 물을 채우면 스팀 다리미질을 할 수 있다/사진=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리프트 엑스트라 다리미를 꺼내서 작동시켜보니 마치 어린 시절 세탁소에서 봤던 큰 다리미가 생각나는데요. 최근 출시되는 소형 '핸디형' 스팀 다리미와 달리 일반 다리미 디자인을 갖추고 있습니다. 다리미는 선으로 물통을 갖춘 본체와 연결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습니다.

리프트 엑스트라의 장점은 강력한 스팀입니다. 다리미질을 하기 위해선 물통에 물을 가득 채우고 본체를 전원에 연결시키기만 하면 되는데요. 처음으로 작동하면 꽤 큰 소리와 함께 3분 정도 기다려야 합니다. 사용 초반에는 쾌쾌한 냄새가 났는데 몇 번 쓰다보니 냄새는 없어졌습니다.
다리미가 169만원? 뭐가 다르길래 [배성수의 다다IT선]
스팀 준비를 마치고 다리미를 써보니 장점은 강한 스팀 기술이었다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한 번만 밀어도 옷 주름이 전체적으로 잘 펴지는 느낌이었는데요. 얇은 셔츠보다는 두께가 있는 정장이나 아우터 등에서 효과가 좀 더 뚜렷히 보였습니다. 다만 팔 소매 등 옷 면적이 좁은 부분은 좀 여러번 다리미질을 해야 했습니다.

보호열판을 장착하면 실크블라우스 캐시미어 등 기존 다리미 등으로는 관리하기 어려운 섬세한 소재도 다리미질을 할 수 있습니다. 또 다리미판에 놓고 쓸 수도 있고, 옷걸이에 걸어둔 채로도 옷감을 다릴 수 있습니다. 별도로 온도를 설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편리했습니다.
다리미가 169만원? 뭐가 다르길래 [배성수의 다다IT선]
로라스타 측은 '초미세고온고압스팀'과 '펄스스팀' '마이크로 드라이 스팀' 등 강력한 스팀 기능을 탑재했다고 했는데요. 스팀력은 강하지만, 초미세입자인 스팀이 옷감을 뚫고 지나가기 때문에 잔여습기가 남지 않아 옷감손상이 없다고 합니다. 따라서 의류관리기 역할까지 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래서 겨울 옷과 겉옷 등 여러 벌을 직접 다려봤는데요. 옷 관리의 경우 기본 세척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의류관리기가 당연히 앞서지만, 옷 보관 수량이 한정돼 있는 의류관리기와 달리 직접 본체를 들고 움직이면서 여러 벌을 '쓱싹쓱싹' 밀 수 있다는 점은 리프트 엑스트라의 장점인 것 같습니다.

초고가 제품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아쉬운 점도 분명 있었는데요. 무겁습니다. 다리미가 선으로 본체와 연결돼 있어 정확한 무게를 책정하긴 어렵지만 다리미 자체 무게만 1kg이 넘는 것으로 보입니다. 500~600g 수준의 일반 스팀 다리미보다는 확실히 무겁다는 느낌입니다. 성인 남성 기준으로도 10분 가량 다리미를 들고 스팀질을 하다보면 손목과 팔에 무리가 갈 정도의 무게입니다.
로라스타 '리프트 엑스트라 티탄'과 전용 다리미판/사진제공=로라스타
로라스타 '리프트 엑스트라 티탄'과 전용 다리미판/사진제공=로라스타
값비싼 가격도 걸림돌입니다. 1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제품 가격을 차치하더라도, 옷을 걸 수 있는 스팀카트와 전용 다리미판도 20만원대라 하니 비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다만 고가의 가격이 로라스타의 정체성입니다. 로라스타 스팀 다리미 제품군에선 400만원이 넘는 것도 있다고 하네요.

비싼 가격 탓에 수요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했는데요. 한국에 들어온 지 3년여밖에 되지 않아 국내 인지도가 낮은 로라스타는 자국 스위스 내에서 점유율 2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여러 유명 패션쇼장 백스테이지에서 자주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패션디자이너 사이에선 '워너비 아이템'으로 불린다는 게 로라스타 측의 설명입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