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3분기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500억원 이하 빌딩 수가 작년 한 해 거래량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30억원 이하 빌딩의 거래 비중은 2년 새 20배 가까이 커졌다. 주택시장 규제와 초저금리에 지친 자산가들이 ‘꼬마빌딩’ 매수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부동산 실거래가 플랫폼 업체 디스코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등기를 완료한 500억원 이하 건물 매매 건수는 총 163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거래 건수(1294건)보다 27% 늘어난 수치다. 연말까지 추가될 건수를 포함하면 올해 총 거래량은 지난해 대비 50%가량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30억원 이하 빌딩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전체 거래 건수를 끌어올렸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를 제외한 22개 구 모두 30억원 이하 건물의 거래 비중이 가장 컸다. 2018년 500억원 이하 빌딩 거래 중 1.8%에 불과했던 30억원 이하 비중은 올해 37.3%까지 치솟았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자문센터 부장은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피하기 위해 고가 아파트를 처분한 자산가들이 그 돈으로 살 수 있는 수준의 빌딩을 앞다퉈 매수하고 있다”며 “꼬마빌딩의 수익률이 평균 연 3~4%까지 내려왔지만 시중금리가 워낙 떨어지다 보니 상대적인 고수익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꼬마빌딩 수요는 강남 이외 서울 전역으로 분산됐다. 강남 지역에서는 100억원 이하 매물을 찾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대신 마포·용산·종로·중구 등에서 거래량이 급증했다.

송영찬/정소람/김대훈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