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데머스 미국 법무부 국가안보 담당 차관보는 22일(현지시간) 북한이 사이버 해킹 기술을 외화를 훔치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데머스 차관보는 이날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연 화상 세미나에서 “북한은 해킹 능력을 갖춘 나라 중 거의 유일하게 돈을 훔치는 데 그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며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는 중국과 러시아, 이란은 이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데머스 차관보는 북한 해커 그룹이 2016년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계좌를 해킹해 8100만달러(약 973억원)를 빼돌린 것을 사례로 들며 “사이버 해킹은 비대칭적 형태의 힘이기 때문에 잘 훈련받은 해커만 있다면 작은 국가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도구”라고 했다. 그는 북한 해커들이 그동안 핵개발이나 미사일 부품 구입에 들어가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여러 차례 가상화폐 거래소를 해킹했다고 밝혔다. 미 법무부는 지난 2년간 북한 해커들이 연루된 해킹 사건이 13~14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데머스 차관보는 북한 해커들이 중국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그는 “중국은 돈세탁 등 사이버 공격을 일부 지원하고 있고, 중국 내 사이버 인프라 제공도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데머스 차관보는 북한 해커들을 지원하는 주체가 구체적으로 누구인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그는 “대북 제재 이행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이 실패하기를 원하지 않는 중국 같은 나라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미 워싱턴DC 주재 중국 대사관은 “중국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을 항상 이행해왔다”며 데머스 차관보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