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룰보다 사람을 찾는 게 먼저입니다. 생소한 이름(사람) 내세워 경선 과정에서 띄워서 서울시장에 당선시키는 건 쉽지 않아요. 역량 있고 지명도 높은 분을 ‘삼고초려’해야 합니다.”

김상훈 국민의힘 경선관리위원장(사진)은 2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재·보궐 선거 후보 선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내년 서울·부산시장 선거에 나설 후보를 결정하기 위한 경선 룰을 만들고 있는 인물이다. 11월 중순까지 경선 룰을 확정한다는 목표 아래 경선준비위원들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은 “경선 룰도 중요하지만 인지도가 높고 경쟁력 있는 후보를 영입하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각각 10명 안팎의 서울·부산시장 후보 명단을 짰다고 언급하면서도 “과거 서울시장 면면을 보면 조순, 고건, 이명박 전 시장 등 상당한 지명도가 있던 분들이 시민들의 선택을 받았다”며 “후보로 손색없을 정도의 사람을 찾고, 부수적으로 공정한 룰을 통해 후보를 선별하는 방식이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민, 부산시민의 자존심 문제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스터 트롯’ 방식의 당내 경선 과정을 통해 후보들의 인지도와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일부 의견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그는 “당내 경선 토론회를 통해 후보들을 띄울 수 있을 거라고 간단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실제 실행하는 입장에선 고민이 많다”며 “다른 중계채널 없이 당 유튜브 채널만으로 관심을 모으기 쉽지 않고, 정책토론회라고 하면 지루하게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후보들이 말을 하다가 버벅거릴 수도 있고, 토론을 서너 차례 진행하다 보면 할 말도 떨어진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후보 선출이 서울·부산 지역 선거뿐만 아니라 2022년 대선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그만큼 인물을 신중히 뽑아야 한다고 했다. 한쪽으로 편향되거나 강경 발언이 잦은 후보는 배제할 필요가 있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보수 진영 안에서 갈등을 일으킬 인물보다는 중도 성향에 가까운 게 상당히 유리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외부 인사도 기존 당내 인사들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룰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비당원 투표 비율을 낮추고 ‘조직 선거’를 막을 수 있도록 100% 모바일 투표 방식을 채택할 계획이다. 권역별 토론회와 시민 배심원단 투표 방식도 검토 중이다. 그는 “정당 지지율을 보면 결코 유리하지 않은 선거다. 비상이라는 마음으로 치러야 한다”며 “이미 어느 정도 준비가 돼 있는 분을 선택하고 그분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