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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백TV 만들던 삼성을 '세계 1등' 만든 큰 별…고이 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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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희 회장 타계

    정·재계 '애도 물결'

    허창수 전경련 회장 추도사
    "우리 기업 나아갈 길 알려주고
    사회 아픈곳 보듬어 준 큰 어른"

    이재현 회장 "큰 업적 남기신
    자랑스러운 작은아버지"
    25일 이건희 삼성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엔 정·재계 인사 조문이 이어졌다.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오른쪽)과 정몽규 HDC 회장이 함께 장례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25일 이건희 삼성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엔 정·재계 인사 조문이 이어졌다.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오른쪽)과 정몽규 HDC 회장이 함께 장례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당신은 영원한 일등입니다.”

    경제계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별세했다는 소식에 침통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 경제의 거목이 스러졌다는 소식에 “황망한 마음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떨구는 인사도 있었다. 우리 경제가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에 빠진 상황에서 ‘거인’의 타계가 더 큰 아픔으로 다가왔다는 설명이다.

    “누구보다 나라 사랑했던 애국인”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이날 낸 추도사에서 이 회장의 업적을 짚으며 추모했다. 허 회장은 “경제계의 큰 어른으로서 우리 기업이 나아가야 할 길을 알려주고 사회의 아픈 곳을 보듬어주시던 회장님이었다”며 “슬픔과 충격을 주체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고인을 사업보국을 실천한 기업인이자 결단력과 리더십을 발휘한 승부사, 변화를 외치던 개혁가, 품질에 대해 타협하지 않는 완벽주의자, 누구보다 나라를 사랑했던 애국경영인이라고 추모했다. 그는 “회장님께서 걸으셨던 길은 불굴의 개척정신으로 초일류 기업을 넘어 초일류 국가를 향한 쉼 없는 여정이었다”며 “인간의 삶은 유한하지만 기업은 각고의 노력으로 변신을 통해 얼마든지 새 생명을 얻고 영속할 수 있다는 말씀 잊지 않겠다”고 했다. 허 회장은 “후배들은 세계 최고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말씀을 소중히 이어받아 일등의 길을 걸어가겠다”는 말로 추도사를 마무리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논평을 통해 “이 회장은 삼성의 변신과 성공을 주도하며 우리도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고, 끊임없이 미래 산업을 개척해 한국 산업구조를 고부가가치 첨단 산업으로 고도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추도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회장님은 흑백TV를 생산하는 아시아의 작은 기업 삼성을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산업을 선도하는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며 “경영계는 불굴의 도전정신과 강한 리더십으로 우리나라 산업 발전을 견인한 재계 큰 별의 별세 소식에 존경심을 담아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을 진정한 동반자로 생각하며 애정을 베풀어주신 회장님께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는 논평을 냈고, 한국무역협회도 “이 회장은 우리나라가 무역강국이자 경제 선진국이 될 수 있도록 크게 기여했다”고 애도했다.

    삼성은 26일부터 조문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일부 재계 인사는 이날 빈소를 찾았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약 1시간30분 빈소에 머물면서 가족을 위로했다. 고인의 조카인 이재현 회장은 “이건희 회장은 국가 경제에 큰 업적을 남기신 위대한 분”이라며 “가족을 무척 사랑하셨고 큰 집안을 잘 이끌어주신 자랑스러운 작은아버지”라고 말했다.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함께 조문했다. 정몽윤 회장은 “고인은 우리나라 재계의 큰 거목”이라고 추모했다.

    정치권도 애도 메시지

    정치권도 일제히 애도의 메시지를 내놨다. 다만 정당 및 정치인에 따라 온도차가 있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개인 SNS에 “고인께서는 고비마다 혁신의 리더십으로 변화를 이끌었다”면서도 “불투명한 지배구조, 조세포탈, 정경유착 같은 그늘을 남겼다”고 썼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질곡의 현대사에서 고인이 남긴 족적을 돌아보고 기억하겠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삼성 임원 출신인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은 “반도체 사업은 ‘양심산업’이라며 ‘국가의 명운이 여러분 손에 달렸다’고 사원들 한 명 한 명에게 소명의식을 심어줬다”고 고인을 기억했다. 국회의원 시절 ‘삼성 저격수’로 불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오늘의 삼성은 이 회장님의 반도체 사랑이 만든 결과”라고 추모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오늘날 삼성을 세계적 브랜드로 키우는 데 결정적 계기를 만든 분”이라며 애도를 표했다. 김 위원장은 “(이 회장은) 1990년대 세계 산업구조 변화를 예측하고 반도체에 전념했다”며 “오늘날 삼성 반도체가 세계 메모리 부문에서 1등을 차지한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휴대폰 사업 구조도 시대에 맞춰 빠르게 변화시켰다”고 덧붙였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삼성과 함께 대한민국의 위상까지 세계 속에 우뚝 세운 이 회장의 기업사를 후대가 기억할 것”이라며 “일생 분초를 다투며 살아왔을 고인의 진정한 안식을 기원하며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고인의 선지적 감각 그리고 도전과 혁신정신은 우리 모두가 본받아야 한다”며 “대한민국 경제의 큰 별 이 회장님의 영면을 기원한다”고 애도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한민국 사회에 어두운 역사를 남겼다”며 “이제 그 어두운 역사의 그림자를 지우고, 재벌 개혁을 자임하는 국민 속의 삼성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도병욱/조미현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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