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의 카드수수료 부담을 낮추겠다고 시작한 제로페이의 카드수수료 절감 효과가 1년9개월 동안 소상공인 1인당 2000~3000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간편결제진흥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제로페이의 소상공인 가맹점 결제액은 이 정책이 도입된 작년 1월부터 올해 9월 말까지 총 1418억원이었다. 전체 제로페이 결재액의 17.1%에 불과한 액수다. 나머지는 소상공인이 아니라 일반 가맹점이나 수수료 절감 혜택과는 관련이 없는 모바일상품권(지역상품권) 결제액이었다.

제로페이의 매출 구간별 수수료율을 적용해 실제 체크카드 및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와 비교해본 결과 1년9개월간 소상공인 가맹점들이 받은 수수료 절감액은 체크카드 대비 최대 15억4000만원, 신용카드 대비 최대 19억6000만원이었다. 이를 전국 제로페이 소상공인 가맹점 59만5508곳으로 나누면 한 곳당 수수료 절감액은 체크카드 대비 2587원, 신용카드 대비 3301원에 그쳤다.

엄 의원은 “투입된 예산(165억원) 대비 실제 절감 효과(최대 19억6000만원)가 12% 수준에 불과해 소상공인 수수료 절감이라는 제도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고 말했다.

한편 간편결제진흥원측은 "상품권 판매는 가맹점 수수료가 아예 없어 결국 소상공인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상품권으로 인한 유인책이 소상공인의 매출로 이어진다"며 "코로나19로 힘든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에 제로페이가 기여한 바가 크다"고 해명했다. 간편결제진흥원에 따르면 1년 9개월간 제로페이 결제액 8300억원 중 5820억원이 소상공인 가게에서 발생해 이들의 매출과 소득을 지탱해준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