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별세로 천문학적인 상속세 납부가 예상되자 정부 일각에선 세수 확보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고(故) 이 회장의 유산 상속인들이 내는 상속세가 11조원에 육박해 한 해 상속 및 증여세 세수보다 많기 때문이다.

지난 한 해 상속·증여세로 정부가 걷은 세금은 8조3292억원이었다. 올해도 연말까지 8조4166억원이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부동산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상속·증여세 증가 요인을 감안해 2021년도 상속증여세 세입 예산을 올해보다 8.1% 많은 9조999억원으로 잡아 놓은 상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은 연부연납 제도를 통해 상속세를 나눠 납부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연부연납은 연이자 1.8%를 적용해 첫 세금 납부 때 내야 할 총액의 6분의 1만 내고 나머지를 5년간 분할 납부하는 방식이다. 이를 삼성그룹 사례에 적용하면 내년 4월까지 우선 2조5000억원가량을 내고 2026년 4월까지 남은 금액을 나눠 낸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이는 내년도 상속·증여세 세입 예산의 약 27%, 지난해 상속세 수입 3조1542억원의 80%에 해당한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