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희 해양경찰청장/사진=한경DB
김홍희 해양경찰청장/사진=한경DB
김홍희 해양경찰청장이 지난 9월 북한군 피격에 의해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 씨에 대해 "충동적으로, 공황상태에서 월북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언급했다.

김 청장은 26일 국회 농해수위 종합감사에서 이같이 밝히며 '자진 월북' 논란에 대한 기존의 입장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김 청장은 "(이씨가) 자진 월북한 증거가 다수 있다"며 "구명동의를 입고 부력재에 의지했으며, 북한 민간선박에 신상정보를 밝히고 월북 정황을 이야기 한 부분도 있다"고 밝힌 데 이어 통신·금융정보 조회를 통해 도박 빚과 꽃게 대금으로 인한 압박 상황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경은 앞서 지난 22일 간담회에서 "실종자가 출동 전·후와 출동 중에도 수시로 도박을 하는 등 인터넷 도박에 깊이 몰입돼 있었다"며 월북 판단의 근거로 제시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해경은 비공개 간담회에서 실종자의 도박 횟수와 금액까지 말했는데 이는 명예살인이고, 도박 빚이 있으면 다 월북하느냐"며 "동료들은 실종 공무원이 월북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김 청장은 "월북을 사전에 직원들과 상의할 가능성이 작다"며 "월북을 오랜 기간 준비한 것이 아니고 심리적인 불안함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서 순간적 판단으로 했다는 분석도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명예훼손으로 유가족들에게 아픔을 주는 게 해경청장의 역할이냐'는 지적에는 "수사를 하다 보면 궂은일을 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답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