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별세로 재계 1·2세 시대가 저물고 있다. 최근 주요 그룹의 총수 세대 교체가 한층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재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산업계 기틀을 만든 1·2세 세대의 별세 소식이 이어졌다. 한국 항공업의 선구자로 평가받던 한진그룹의 고(故) 조양호 회장은 지난해 4월 지병 악화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이후 장남인 조원태 회장이 한진그룹 회장에 올랐다.

지난해 12월에는 대표적인 1세대 기업인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구자경 LG그룹 명예 회장이 영면에 들었다.

1967년 대우그룹의 전신인 대우실업을 창업한 고 김우중 회장은 한때 대우를 국내 2위 그룹으로까지 성장시켰다.

LG그룹의 창업주 구인회 선대회장의 장남인 고 구자경 전 회장은 1970년부터 1995년까지 25년 간 LG그룹을 이끌었다. 이후 구광모 상무가 그룹 회장·총수에 오르며 LG의 '4세 경영'을 시작했다.

올 1월에는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별세했다. 고 신 명예회장은 1967년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호텔, 쇼핑, 석유화학업으로까지 롯데그룹의 영역을 확장한 1세대 기업인이다. 신 명예회장의 별세로 현대그룹 정주영·삼성그룹 이병철·LG그룹 구인회·SK그룹 최종건 창업주 등 '창업 1세대 경영인' 시대가 종지부를 맺었다.

이후 재계에서는 고 이건희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건강에 이목이 집중됐다.

그림=한국경제신문 DB
그림=한국경제신문 DB
고 이건희 회장은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수술을 받은 뒤 6년여간 병상에 머물렀다. 고 이건희 회장은 1987년 부친인 이병철 선대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후 삼성의 두 기둥인 반도체와 모바일 사업을 키워냈다.

2018년 장남인 이재용 부회장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집단 동일인으로 지정되면서 공식적인 삼성 총수가 됐다.

이재용 부회장이 아직 회장 직함을 달지 않았으나 이 회장 별세로 머지 않아 회장 자리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물러나면서 장남인 정의선 신임 회장이 그룹을 이끌고 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올해 82세로 지난 7월 대장게실염으로 입원했다. 현재 건강은 회복했으나 세대교체와 그룹 혁신 차원에서 명예회장으로 물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 밖에 한화그룹, GS그룹 등은 현재 2세대 경영체제이나 3~4세대 세대교체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한화그룹의 경우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최근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섰다. GS그룹은 허창수 회장의 외아들인 허윤홍 GS건설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4세 경영이 본격화했다는 평가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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