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코텍이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의 첫번째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로 아델의 'ADEL-Y01'을 선택했다.

오스코텍은 최근 울산대의대 창업 회사인 아델과 알츠하이머 치료제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26일 아델에 따르면 이 회사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신약후보물질로 ‘타우(tau)’ 단백질의 변형(아세틸화)을 억제하는 개념의 항체 치료제 ‘ADEL-Y01’을 개발하고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뇌 속에 베타아밀로이드나 변형된 타우 같은 나쁜 단백질이 축적돼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주로 베타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개발돼 왔다. 그러나 현재까지 출시된 치료제는 아직 없다. 베타아밀로이드를 겨냥한 신약 후보물질들은 연이어 임상 실패 소식을 전했다.

이에 알츠하이머에서 베타아밀로이드 다음으로 주목하고 있는 표적이 타우다.

아델의 ADEL-Y01은 치매 원인 물질로 알려진 타우를 표적한다. 정상 타우는 그대로 두고 변형된 타우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하거나 활동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알츠하이머를 치료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윤승용 아델 대표는 “ADEL-Y01은 정상 타우에는 작용하지 않고 밖으로 나온 변형 부위인 병적인 타우만을 선택적으로 표적하는 세계 첫 항체 후보물질”이라고 설명했다. 빠르면 내년 말 임상 1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전(前)임상서 타우의 응집과 전파, 제거 효능 확인

항체가 효과를 내려면 세포의 바깥 물질에 붙어야 한다. 베타아밀로이드는 세포 밖에 축적돼 항체가 표적할 수 있다. 그러나 타우는 세포 안 단백질로 알려져 큰 크기 때문에 세포 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항체가 효과를 내기 어려웠다. 하지만 변형된 타우는 세포 바깥으로 나와 다른 신경 세포로 전파된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ADEL-Y01은 이렇게 변형된 타우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다.

변형된 타우가 치매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확인했지만, 어떤 변형을 치료해야 효과가 있을지 모르는 상태였다. 타우 단백질은 441개 아미노산으로 구성된다. 베타아밀로이드에 비해 길이가 길다. 베타아밀로이드는 40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뤄져 있다.

또 타우는 인산화 메틸화 아세틸화 등 변형도 많다. 치매를 일으키는 직접적 영향 요소를 구분하기 어려운 것이다.
윤 대표는 항체가 표적할 특정 변형 부위를 찾기 위해 치매 생쥐(마우스)모델에 투여해 능동면역을 유도한 후 효과들을 비교‧분석했다. 이를 통해 특정 변형 부위인 ‘K280(acK280)’을 표적으로 하는 ADEL-Y01 개발에 성공했다.

그는 “세포 밖으로 나오는 타우 단백질을 병리적 현상으로 해석했다”며 “여러 변형 부위 중에서 ADEL-Y01이 효과를 내는 부분을 파악해 동물모델로 검증한 결과, 효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ADEL-Y01은 전임상에서 임상시험 중인 다른 기업 항체들과 비교해 타우의 응집과 전파, 제거 효과 측면에서 우월한 효능을 보였다고 윤 대표는 설명했다.

타우의 응집은 알츠하이머 질환 발병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타우는 건강할 때는 뉴런(신경세포)의 활동을 지지한다. 그러나 타우 단백질이 응집하면 단백질이 뭉친 형태인 올리고머(수개에서 수십 개의 단량체가 연결된 분자) 형태가 된다. 이는 신경세포 독성을 일으켜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비롯한 다양한 퇴행성 뇌 질환을 전이시키는 매개체로 작용한다.

면역글로불린(IgG)과 경쟁사 항체 약물(Company-X)을 사용해도 시간의 경과에 따라 타우의 응집은 증가했다. 반면 ADEL-Y01은 타우의 응집을 6000AU까지 억제했다.
변형된 타우의 전파가 많을수록 알츠하이머 증상도 심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우의 전파는 IgG와 Company-X를 투여해도 2배까지 늘었다. 반면 ADEL-Y01은 타우의 전파를 1.5배까지만 증가시켜, 경쟁사 약물 대비 타우의 전파 억제에 효능이 있음을 입증했다는 설명이다.
타우를 제거하는 미세아교세포의 활동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아교세포는 뇌에서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신경원세포의 일종이다. 조직 안에서 물질의 운반 파괴 제거를 담당하고 아메바성으로 포식 작용을 한다. 타우 응집체를 먹어 없애는 것이다.

미세아교세포 배양액에 타우 응집체와 ADEL-Y01을 함께 넣은 결과, 미세아교세포는 49.5%의 타우 응집체를 제거했다. 대조군 항체를 미세아교세포 배양액에 넣었을 때 35.8% 제거한 데 비해 높은 수치다.

아델은 전임상에서 확인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르면 내년 말 또는 2022년 상반기에 임상 1상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또 정부 지원으로 신약후보물질 최적화에 성공한 다음 기술수출 등 상업화를 추진한다. 변형된 타우를 감지하는 알츠하이머 진단키트도 개발할 예정이다.

윤 대표는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전무한 상황인 만큼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알츠하이머 신약을 개발하고, 다른 여러 난치성 신경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