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단체는 신뢰의 연결고리…위기 극복 역할 더 중요해져"
“필요하다면 경쟁자와도 적극 협력하고 연대할 수 있도록 협회·단체가 신뢰를 쌓는 연결고리 역할을 해야 합니다.”

메리 케이트 커닝햄 미국협단체전문가협회(ASAE) 부회장은 지난 22일 경기 고양 소노캄호텔에서 열린 제2회 한국 협회의 날 행사(사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업종별 협회·단체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며 이렇게 말했다. 커닝햄 부회장은 “협회·단체는 회원사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조기에 회복될 수 있도록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커닝햄 부회장은 ‘코로나19 이후 협회 역할’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에서 최근 주류회사가 증류주와 위스키에 쓰이는 원료로 손소독제를 공급했던 미국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주류협회가 나서 정부에 규제 완화를 건의하고 의약, 유통 등 기존 업종과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았다”며 “이 같은 협회 주도의 새로운 시도와 협력으로 산업적·공익적 측면에서 모두 큰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국협단체전문가협회(KSAE)와 한국경제신문사가 주최하고 엠씨아이코리아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협회의 미래’를 주제로 열렸다. ASAE와 한국관광공사, 고양컨벤션뷰로는 후원 기관으로 참여했다. 온라인 화상 강연과 토론 등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진행된 행사에는 국내 100여 곳의 업종별 협회와 단체가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협회·단체의 역할 증대를 위해 커뮤니케이션을 늘리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라고 주문했다. 존 피콕 호주 어소시에이션즈 포럼 대표는 “정기적인 콘퍼런스나 세미나는 커뮤니케이션 확대와 데이터베이스 구축뿐 아니라 협회 활동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피콕 대표는 코로나와 같은 위기 상황에 협회가 제 역할을 하려면 회원 유치 외에 평소 유료 콘퍼런스나 세미나 등을 통해 적정 규모의 예비자금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커닝햄 부회장도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회의의 중요성과 가치는 더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식과 정보 공유, 교류와 연대 확대를 위해 회의·콘퍼런스 등을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황희곤 KSAE 회장은 “정부와 업계를 이어주는 중간자적 역할에서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사회·경제·문화적 측면의 발전을 이끄는 파트너로 협회와 단체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번 행사가 코로나19 사태로 바뀐 사회환경에 맞춰 새로운 협회 운영의 로드맵을 수립하는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