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스1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스1
전세로 서울아파트에 거주하다가 매매로 갈아타려면 평균 5억원이 넘는 자금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악의 전세난 속 전세에서 매매로 갈아타려는 서민들의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7일 부동산114 시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구당 전셋값과 매맷값 차이는 올해(지난 16일 기준) 5억1757만원으로 나타났다. 2015년 1억6207만원이었던 격차는 계속 벌어지기 시작해 작년에 4억6932만원이 됐고, 올해에는 5억원 이상으로 확대됐다.

부동산114는 "2000년 초반 격차가 1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점에 비춰보면 최근 20년 사이에 가격 차이가 5배가량 커졌다"면서 "현재 서울은 투기과열지구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40%가 적용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세에서 매매로 이동하려는 수요자들의 자금 마련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서울서 전세→매매 갈아타고 싶은데…" 여윳돈 얼마나 필요할까
지역별 격차를 보면 서울이 가장 컸으며 세종(2억7002만원) 경기(1억5045만원) 부산(1억2872만원) 제주(1억2168만원) 대전(1억980만원) 대구(1억30만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세종시의 경우 올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매맷값 상승 폭을 나타내며 전셋값 격차가 과거보다 크게 벌어졌다. 반면 경기, 부산, 제주 등 나머지 지역은 전세보증금 이외에 1억원가량의 여유자금이 있다면 매매 시장으로 갈아탈 수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저금리 환경과 집주인들의 거주 비율 증가로 서울 도심의 전세물건이 희소해지고 있어 5억원 수준까지 벌어져 있는 전셋값과 매맷값의 격차는 점차 좁혀질 가능성이 크다"며 "과거부터 격차가 좁혀질수록 매매 시장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동시에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윤 연구원은 "매매 시장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커지면 현재 정체 중인 서울 아파트 매맷값을 끌어올릴 여지도 커진다"면서 "전세난으로 불릴 수 있는 현재 상황을 조기에 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