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치료 중인 정진웅 차장검사. 사진=연합뉴스
지난 7월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치료 중인 정진웅 차장검사. 사진=연합뉴스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한동훈(47·사법연수원 27기) 검사장과 '몸싸움'을 벌인 정진웅(52·29기) 광주지검 차장검사가 독직폭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27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고검은 이날 정 차장검사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독직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독직폭행이란 수사기관이 직권을 남용해 사람을 체포하거나 폭행 등 가혹한 행위를 하는 것을 뜻한다.

이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뎅부장(정진웅 차장검사)이라고 좋아서 한 짓이겠냐"며 "위에서 추미애(법무부 장관이)가 쪼아대니 그랬겠지. 권력에 의한 청부폭력이나 다름 없다"고 주장했다.

정진웅 차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 시절 한동훈 검사장을 폭행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당시 정진웅 차장검사는 휴대전화 잠금을 해제하려는 한동훈 검사장에게 갑자기 몸을 날려 제지하려다 몸싸움을 벌였다. 이를 두고 '플라잉 어택'이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정진웅 차장검사는 한동훈 검사장이 변호인 통화를 빌미로 휴대전화 정보를 삭제하거나 초기화한다고 의심해 제지에 나선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진웅 차장검사는 한동훈 검사장과 몸싸움을 벌인 후 본인도 부상을 입었다며 병원으로 갔지만 별다른 입원 사유가 없어 코로나19 검사만 받고 귀가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사건 직후 한동훈 검사장 측은 정진웅 차장검사를 독직폭행 혐의로 서울고검에 고소하는 한편 감찰도 요청했다.

서울고검은 고소장 접수 이후 한동훈 검사장을 비롯해 당시 압수수색 현장에 동행했던 수사팀 검사 및 정진중 차장검사를 소환 조사해 관련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기소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소와는 별개로 서울고검은 정진웅 차장검사에 대한 감찰을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상관 폭행 논란에도 추미애 장관은 지난 8월 정진웅 차장검사를 승진시켰다. 정진웅 차장검사는 당시 피의자 신분이었다.

법조계에서는 "상관 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가 승진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지적했고, 야권도 "염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인사"라며 반발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