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영 노란우산공제회 CIO "해외 사모주식·VC로 투자영역 확장"
올초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실물 경제 전반이 흔들릴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집중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자금을 운용하는 노란우산공제회는 덩달아 긴장할 수밖에 없다. 회원 감소 우려뿐 아니라 기금 운용 방향에 대한 재점검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정두영 노란우산공제회 기금운용총괄단장(CIO·사진)은 2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충격 직후인 지난 4월 자산운용비상회의에서 평소 2.2~3%로 유지하던 단기자금 비중을 8~10%까지 늘렸다”고 설명했다. 가입 해지로 부금을 돌려줘야 하거나 약관대출 신청이 증가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그는 “현재로선 놀리고 있는 여유자금이지만 돌발상황을 대비해 둔 것”이라고 했다.

노란우산공제회 회원 수는 약 130만 명이다. 운용 자금은 9월 말 기준 약 14조원이다.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수익률은 연 2.5% 수준이다. 정 총괄단장은 “중장기 포트폴리오 기준으로 목표 운용수익률을 연 4%로 설계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2년 동안은 코로나19 영향을 덜 받는 자산, 가령 데이터센터나 물류센터 같은 비대면 비즈니스에 해당하는 인프라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저평가된 자산과 재개발 사업 프로젝트 등을 발굴하는 전략도 병행할 방침이다.

그는 “주식 투자하듯이 큰 흐름을 보면서 가격이 하향 곡선을 지나고 있는 자산은 장기 관점에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정 총괄단장은 코로나19 이후의 중장기 계획으로 대체투자 자산 비중을 늘릴 방침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노란우산공제 기금이 투자된 자산군은 주식 15%, 채권투자 67%, 대체투자 16%가량이다.

그는 “채권투자 비중을 줄이는 대신 대체투자에 추가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라며 “채권투자 기대수익률은 연 2% 미만인 반면 대체투자는 이제 시작한 지 3~4년밖에 되지 않아 특히 사모펀드(PEF)나 벤처캐피털(VC) 등 기업투자 부문에서 수익률이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정 총괄단장은 “글로벌 추세를 감안하면 보다 장기적으로는 대체투자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노란우산공제회는 해외 사모주식(PE) 분야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PEF 운용사나 VC의 경우 해외 투자 비중을 높이기 위해 실력 있는 투자사를 물색하고 있다.

정 총괄단장은 “해외 사모주식 부문은 현재로선 투자분이 거의 없는 상태여서 바닥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단일 VC를 고르기 어려우면 여러 벤처캐피털 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