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열·보안검사 후 입장에만 1시간
마스크 없이 다닥다닥 붙은 군중
굵은 빗줄기에도 "4년 더!" 연호
트럼프, 이달 들어 세 번째 방문
"바이든이 美 석유산업 없앨 것"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권과 언론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 그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고 싶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리티츠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 현장. 중년 여성 테레사 이아네타 씨는 ‘왜 유세장에 왔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지지자들의 힘을 보여주고 싶어서”라며 “(인근) 뉴저지주에서 1시간 반 넘게 차를 타고 왔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는 자기가 한 말을 다 지켰다”며 “워싱턴의 기성 정치인들과 다르다”고 지지 이유를 밝혔다.
이날은 월요일인 데다 빗발이 흩날리는 궂은 날씨였다. 하지만 리티츠 유세 현장에는 수천 명의 지지자가 모였다. 발열 체크와 보안 검사를 위해 줄을 서서 연단이 설치된 야외 유세 현장에 입장하기까지 1시간가량 걸렸다.
자신을 공인회계사라고 밝힌 스티브씨는 “감세 정책 때문에 트럼프를 지지한다”며 “조 바이든이 되면 증세할 것이고 이는 경제에 부정적”이라고 했다. 스티브와 같이 온 부인은 “4년 전엔 트럼프도 민주당도 찍지 않았지만 이번엔 트럼프를 찍을 것”이라며 “트럼프가 막말을 하긴 하지만 그래도 솔직한 반면 다른 정치인들은 아름다운 거짓말만 늘어놓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핵심 경합주이자 바이든의 안방(고향)인 펜실베이니아주 공략에 꼬박 하루를 썼다. 아침 일찍 백악관을 나서 오전 11시 앨런타운, 오후 1시30분 리티츠, 오후 4시30분 마틴즈버그로 차례로 이동해 유세를 한 뒤 밤 8시가 다 돼서야 백악관에 돌아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 퇴원한 지난 12일 이후 펜실베이니아를 찾은 건 이날이 벌써 세 번째다.
바이든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바이든은 당초 이날 외부 일정 없이 델라웨어주 윌밍턴 자택에서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후에 차로 20분가량 떨어진 펜실베이니아주 체스터의 지역 캠프 사무소와 유권자 서비스센터를 ‘깜짝 방문’했다. 트럼프와 바이든이 이날 ‘바이든 안방 잡기 공방전’을 벌인 것이다.
펜실베이니아주(선거인단 20명)는 6대 경합주 중 플로리다(29명)와 함께 대선 승패를 가를 최대 격전지 중 하나다. 정치 전문 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주 지지율은 바이든이 49.8%, 트럼프 대통령이 45%로 4.8%포인트 차다.
하지만 바이든이 22일 마지막 TV 토론에서 재생에너지를 강조하며 “석유산업에 대한 연방정부 보조금을 끊겠다”고 한 뒤 셰일산업 의존도가 높은 펜실베이니아주 민심도 요동치고 있다. 트럼프는 이 점을 물고 늘어지며 “바이든은 여러분의 에너지를 뿌리째 뽑아버릴 것이고 펜실베이니아를 심각한 불경기에 몰아넣을 것”이라고 공격했다.
미 대선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뒤집기’를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굳히기’에 나선 바이든의 공방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각종 여론조사는 바이든에게 유리하다. 또 이날 기준으로 6300만 명을 넘은 사전투표도 민주당 지지층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세 현장에 만난 트럼프 지지자 상당수는 “여론조사는 왜곡이 많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세 현장에 자원봉사자로 나온 팀 트림블 씨는 “4년 전보다 지금이 지지자들의 열정과 열기가 더 뜨겁다”고 했다. 하지만 ‘대규모 유세가 지지층 외에 부동층 흡수에 도움이 되겠냐’는 질문엔 “확신하진 못하겠다”고 답했다.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유세가 이어지는 데 대해 많은 지지자들은 신경쓰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유세 현장엔 수천 명이 발 디딜 틈도 없이 모여 섰고 이 중 태반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청중은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며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유세장 밖에선 한 시민이 죄수복을 입은 트럼프 대통령 모습으로 자전거를 탄 채 1인 반대 시위를 하기도 했다.
10일(현지시간) 오전 영국 북해에서 포르투갈 화물선 솔롱호가 미군 항공유를 싣고 있던 미국 유조선 스테나 이마큘레이트호 옆면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두 선박에 불이 났다. 화물선 선원 1명이 실종되고 연료가 해상에 누출됐다. 승조원 37명은 전원 구조됐다. 사진은 구조선이 화재를 진압하는 모습.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이 수세에 몰린 쿠르스크 전선에서 러시아군 진격에 북한군이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10일(현지시간) 미국 내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는 우크라이나 정부 발언을 인용해 러시아군의 쿠르스크 진격에 동참한 북한군이 물류 공급을 차단하고 우크라이나군을 고립시켰다고 보도했다. 안드리 코발렌코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산하 허위정보대응센터장은 “쿠르스크 지역 상황이 어렵다”며 “북한군이 본격적으로 진격하고 있다”고 말했다.러시아군은 쿠르스크 내 영토를 되찾기 위해 반격을 강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협상 카드인 러시아 내 점령지를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된다.우크라이나 군사 블로그 ‘딥스테이트’는 우크라이나가 국경 인근에서 통제권을 잃었다며 주요 공격군인 북한군이 상당수 배치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1만2000명으로 추정되는 러시아 파병 북한군은 작년 말 투입됐고, 올해 초 철수했다가 2월 초 재투입됐다.안상미 기자
러시아가 중국산 저가 자동차의 대량 유입에 제동을 걸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 완성차 기업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1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러시아는 올해 1월부터 자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의 재활용 수수료를 66만7000루블(약 7500달러)로 인상했다. 이는 작년 9월 대비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재활용 수수료는 자동차 수입 시 부과되는 폐기 비용으로, 관세와 비슷하게 작용한다. 러시아는 2030년까지 이 수수료를 매년 10~20% 올릴 예정이다.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국 최대 수출지로 부상했다. 전쟁에 따른 서방 제재로 러시아 시장에서 서방 브랜드가 퇴출되고, 그 자리를 중국산 자동차들로 빠르게 채워졌기 때문이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로 수출된 중국 자동차는 100만 대를 넘어서며 2022년보다 7배나 증가했다. 중국산 자동차의 러시아 시장 점유율은 63%까지 치솟았고 현지 브랜드의 점유율은 29%로 쪼그라들었다.이에 따라 러시아 정부는 저가 중국산 자동차가 자국 자동차산업을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규제에 나섰다. 최근 주요 중국 트럭 제조업체의 안전 기준 위반을 적발하고, 한 모델의 판매를 금지했다. 추이둥수 CPCA 사무총장은 “재활용 수수료 인상 조치로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압박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이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