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삼성기술전 2019'가 진행된 이후인 지난해 10월 2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 2019'에서 폴더블 카테고리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삼성기술전 2019'가 진행된 이후인 지난해 10월 2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 2019'에서 폴더블 카테고리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차세대 신기술을 대거 공유하는 사내 연례 행사인 '삼성기술전 2020'을 다음주에 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다음주 중으로 기흥 사업장에서 삼성기술전 2020을 개최하기로 확정했다.

당초 삼성은 올해 삼성기술전을 이번 주에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지난 25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별세를 이유로 일정을 이같이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기술전은 계열사별로 개발이 완료됐거나 개발 중인 최첨단 기술을 선보이는 자리다. 삼성이 한 해 동안 준비해온 100여개가량의 미래기술에 대한 영감과 비전을 공유하는 기술 교류의 장이다.

삼성기술전은 그간 극비리로 진행돼 왔다. 워낙 미래형 기술이 전시되는 만큼 행사에 참여하는 임직원들 역시 보안서약서를 써야할 정도로 행사 관련 내용에 대한 외부 유출은 엄격하게 금지된다.

이번 삼성기술전 역시 아직 어떠한 제품이 전시될 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전자 관계자 역시 "삼성기술전은 내부 행사기 때문에 이번 행사에서 어떤 제품이 전시되는지는 대외적으로 알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내년 공개가 유력한 디스플레이가 돌돌 말리는 이른바 '롤러블폰'을 비롯해 두 번 접혀 알파벳 'Z'자를 닮은 폴더블폰 등 삼성이 특허를 갖고 있는 다양한 차세대 폼팩터(특정 기기형태)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미국 특허청에서 공개된 삼성전자의 롤러블폰 디스플레이 특허 이미지/사진=레츠고디지털 캡처
최근 미국 특허청에서 공개된 삼성전자의 롤러블폰 디스플레이 특허 이미지/사진=레츠고디지털 캡처
삼성이 최근 삼성기술전에서 공개했던 신기술들을 보면 특허를 낸 제품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미디어 채널인 '뉴스룸'에 일부 공개됐던 기술이 등장한 적도 있다.

지난해 10월 기흥사업장에서 열린 삼성기술전에선 좌우로 접는 폴더블폰을 비롯해 스마트폰을 좌우로 잡아당기면 화면이 늘어나는 '스트레쳐블폰'과 롤러블폰, 버튼을 누르면 화면이 확장되는 '슬라이드 아웃' 등이 전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행사에서 함께 공개됐던 위아래로 접히는 폼팩터 '클램셸폰(조개껍데기)'은 올해 2월 '갤럭시Z플립'으로 출시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이 이번 기술전에서 어떤 신제품을 공개할 지에 관심이 쏠린다.

롤러블폰은 폴더블폰을 잇는 차세대 스마트폰 폼팩터로 불린다. 평소에는 일반적인 스마트폰과 비슷한 크기로 사용하다가 필요할 때 확장할 수 있다. 돌돌 마는 형태 특성상 접지 않고도 스마트폰 크기를 자유롭게 줄이고 키울 수 있어 휴대성이 뛰어나면서도 동시에 대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제조업체는 기존의 일반적인 형태인 직사각형 타입의 폼팩터에서 벗어난 폴더블폰과 롤러블폰 등 '이형(異形) 스마트폰'이 침체를 겪던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LG전자, 중국 TCL 등이 롤러블폰 출시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힌 상태다. 폴더블폰 선두주자인 삼성전자 역시 최근 국내외에 특허청에 롤러블폰 관련 기술 특허를 잇따라 등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24년에는 총 19억2920만대의 스마트폰이 팔릴 것이라 내다봤다. 시장 호황기였던 2017년(18억8370만 대)을 뛰어넘는 것이다. SA는 "5G폰과 폴더블, 롤러블 등 새로운 폼팩터가 스마트폰 시장을 견인하는 '빅 사이클'을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