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잇달아 트럼프 실패 조명…'중국의 속내' 관측
"트럼프의 반중 대선전략 안 먹혔다"
미국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홍콩 매체가 잇달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실패'를 조명하고 나섰다.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대통령이나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중 누가 승리해도 미국의 중국에 대한 강경자세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은 둘 중 바이든 후보의 당선을 바라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8일 미국 정치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 등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반중 대선전략은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SCMP는 2015년 말 중국 권력층과 밀접한 마윈(馬雲·잭마) 중국 알리바바 그룹 회장이 인수했다.

SCMP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관계 악화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음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원을 비롯해 중국과 관련된 여러 이슈를 재선 캠페인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안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회장은 최근 진행된 화상 기자회견에서 "팬데믹에 대해 중국을 비판하는 트럼프 캠프의 선거전략은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이는 반중 정서가 없어서가 아니라 코로나바이러스에 관심이 있는 보통의 미국인들이 중국에 초점을 맞추려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대응과 홍콩·신장 인권 문제 등으로 미국에서 반중 정서는 올해 역대 최고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7월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의 설문에서 중국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미국인은 73%로 나타났다.

이 기관이 해당 문항에 대해 설문 조사한 15년 이래 최고치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중국 이슈가 얼마나 먹히느냐는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지난달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미국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이번 대선 주요 이슈 16개 중 '중국 이슈'가 끝에서 두번째인 15위에 랭크됐다.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동아시아프로그램 선임 연구원 윈쑨은 "미국 대중이 중국에 매우 부정적일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누가 누가 더 중국에 강경하냐' 대결이 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어 "이는 미국인들이 중국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를 나쁘게 볼 수 있다는 의미이거나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접근방식이 캠프의 기대만큼 효과적이지 않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반중 대선전략 안 먹혔다"
시라큐스대 맥스웰스쿨 사회학과 잉이 마 교수는 "대부분의 미국인은 자국 내 문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그것들을 굳이 중국과 연관지어 보려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SCMP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의 아들 헌터의 중국 투자기업 재직을 놓고 "바이든은 부패한 중국의 동맹"이라고 공격한 일도 실패로 끝났다고 덧붙였다.

SCMP는 이에 앞서 지난 26일에는 "미국 유권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일자리 회복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 중국이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아갔다고 맹공격하면서 당선되면 수백만개의 좋은 일자리를 다시 미국으로 되가져오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미국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4년간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는 17만개가 사라졌고, 시간당 평균 임금도 낮아졌다고 SCMP는 꼬집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중국 상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전쟁을 시작했지만, 그것이 미국산 제품의 판매 증가로 이어지지도 않았고 오히려 소비자의 부담만 가중시켰다고 지적했다.

SCMP는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표를 몰아줬던 제조업 종사자들은 지켜지지 않은 약속에 좌절하고 있으며 이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치명적이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