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와의 전화 회담을 가장 먼저 제의한 국가는 한국이었지만 일본 정부가 의도적으로 한국의 순서를 뒤로 미뤘다고 산케이(産經)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익명의 일본 정부 고위 관료는 스가 총리와 각국 정상의 전화 회담에 관해 "최초에 전화 회담을 신청한 것은 한국이었지만 뒤로 미뤘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문 대통령과의 전화 회담 순서를 뒤로 미룬 것에는 스가 총리의 의향도 작용했다고 산케이신문은 전했다.

스가 총리는 취임 8일 후인 지난달 24일 문 대통령과 전화로 회담했다.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 앞서 스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등 7명과 전화 회담했다.

스가는 취임 후 각국 정상 및 국제기구 대표 등 17명과 전화 회담했는데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2012년 12월 재집권 후 약 한 달 사이에 전화 회담한 인원(10명)보다 많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스가 총리는 26일 취임 후 첫 국회 소신 표명 연설에서 "한국은 매우 중요한 이웃 나라다.

건전한 일한 관계로 돌아가기 위해 우리나라의 일관된 입장에 토대를 두고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해 나가겠다"고 한일 관계에 관해 말했다.

한국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는 했으나 일제 강점기 징용 문제의 해법을 한국이 내놓으라고 촉구한 것이라서 거리 두기 외교를 예고한 것이라는 해석도 낳았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