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한국인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에 도전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28일 회원국 선호도 조사에서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 뒤처진 것으로 확인됐다./사진=연합뉴스
첫 한국인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에 도전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28일 회원국 선호도 조사에서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 뒤처진 것으로 확인됐다./사진=연합뉴스
일본에서 국제기구 수장에 도전할만한 자국 인재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명희 한국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최종 경합을 벌이는 가운데 나온 목소리다.

29일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최근 10년새에 일본인이 유엔 산하 15개 전문 국제기구의 대표에 임명된 것은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을 지낸 세키미즈 고지(關水康司)가 유일하다.

현재는 중국 출신이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등 4개 국제기구를 이끌고 있고 나머지 11개는 한국·영국·조지아·싱가포르·토고·불가리아·프랑스·케냐·핀란드·에티오피아·미국 출신이 각각 대표를 맡고 있다.

일본은 중국이 여러 국제기구를 이끌면서 자국에 유리한 국제 질서를 형성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최근 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유명의 본부장이 선전하자 한국에도 밀린다는 위기감이 감지된다.

요미우리는 전날 일본 집권 자민당의 외교부회·외교조사회 합동회의에서 일본 외무성 간부가 WTO 사무총장 선거 정세를 브리핑하자 한 의원이 "왜 일본 후보가 이번 WTO 사무총장 선거에 안 나갔느냐"고 따져 물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내년 8월에 예정된 만국우편연합(UPU) 사무총장 선거에 옛 우정성 출신의 닛폰유세이(日本郵政) 임원을 당선시키기 위해 각국 대사관을 동원해 지원사격할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요미우리는 국제기구를 이끌 만한 외국어 능력과 행정 경험이 있는 적임자가 자국 내에 제한돼 있고 일본이 단독으로 나서 단시간 내에 효과를 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문재인 대통령이 14개국 정상과 전화 회담을 하고 73개국에 친서를 보내는 등 유명희 본부장 당선을 위해 적극 움직였다고 소개하고서, 일본은 이러한 지원이 타국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