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사진)이 2021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을 진행한 가운데 연설 과정에서 내비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자신감을 두고 야권에서 맹공이 쏟아졌다.

김종인 "무엇을 근거로 자신감이 있다는 건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 참석해 "어제 대통령 시정연설을 보니 아파트 전세값 안정에 자신 있다고 했다"며 "무엇을 근거로 자신 있다는 지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우리나라가 부동산 투기를 세금 갖고 많이 해결하려 한 적이 있었다"며 "늘 강조하지만 세금은 국가 세입을 충당하는 수단이지, 아무 데나 정책적으로 쓰는 세금이 아니다. 세금을 가지고 하면 국민이 그 세금 부담으로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 정부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과연 무엇을 추구하려는 지 이해가 안 된다"며 "결과적으로 자기 과실이 없는 소위 주택 소유자에게 부동산 투기라 하고, 세금이 자꾸 오르다 보니 책임 없는 사람도 부담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최근 잘못된 부동산 실책으로 국민들이 여러 불만이 노출되니 여당에서는 1가구 2주택 한 해 재산세를 낮춰야 한다고 한다"며 "정부가 냉정하게 그간 부동산 정책을 잘못된 점을 솔직히 국민에 시인하고 다시 한 번 종합적 조정을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안철수 "24번째로 나올 부동산 정책이 무섭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역시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스물네 번째 대책을 앞두고 있다는 부동산 문제가 걱정스럽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2년 전 국민과의 대화에서 '집값만큼은 반드시 잡겠다, 자신 있다'고 했었다"고 상기했다.

그는 "집 없는 사람은 '이생집망', 눈물로 내 집 마련 꿈을 포기했고, 집 한 채 가진 사람은 곧 투하될 핵폭탄급 세금폭탄의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그런데도 대통령은 어제 시정연설에서 부동산 정책 폭망에 대한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없이 '전셋값 꼭 잡겠다'고 호언장담 했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대표는 "국민도 무섭고 저도 무섭다. 그동안 대통령이 잡겠다고 한 것은 무조건 폭등하는 것이 공식이 됐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또 대통령이 뭘 잡겠다고 하면, 무엇이 또 폭등해 국민들 허리를 휘게 만들지 걱정부터 앞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3년 반 동안, 문재인 정권의 현실과 동떨어진 신념과 부적절한 수단의 조합은 늘 참담한 정책 실패였고 그런 헛발질의 결과는 전부 국민의 부담과 고통으로 귀결됐다"며 "시장은 수요 공급과 적정한 차별화로 맞춰줘야지, 권력이나 몽둥이로 두드린다고 잡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구장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