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자산운용에 최초로 투자한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이 ‘토러스투자증권(현 DS투자증권)’이라는 제3의 업체로 우회해 옵티머스 펀드에 자금을 넣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에서도 이 같은 정황을 파악하고 토러스투자증권에 해당 내용을 해명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KCA는 2017년 5월 8일 토러스투자증권을 위탁운용사로 선정하고 자금 투자를 결정했지만, 한 달여 뒤인 6월 23일 해당 펀드가 옵티머스자산운용으로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과기부는 토러스투자증권이 한 달여 만에 펀드 운용을 포기했고, 새로운 운용사로 옵티머스를 선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2016년 전문투자형 사모펀드가 국내에 본격 도입된 이후 이 같은 펀드 이관 사례가 거의 없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사실상 신생 업체인 옵티머스가 토러스투자증권을 앞세워 기관 투자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일각에선 KCA가 운용사를 선정한 시기가 옵티머스의 사명 변경과 대표 교체가 이뤄지기 직전이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옵티머스가 토러스투자증권을 우회하는 동안 시간 벌기를 시도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옵티머스는 2017년 6월 사명 변경과 함께 김재현 대표가 취임했다.

KCA가 토러스투자증권을 위탁운용사로 선정하는 과정에도 문제점이 발견됐다. KCA에 제출된 투자제안서에는 기관명(운용사)을 기입하는 곳에 토러스투자증권이 아니라 판매사인 ‘대신증권’이 적혀 있어 의혹이 가중되고 있다. 투자제안서를 제출할 당시만 해도 운용사가 특정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대신증권이 이후 KCA에 제출한 투자제안서에는 기관명이 옵티머스로 적시돼 있다.

검찰도 이 같은 내용을 인지하고 토러스투자증권에 2017년 펀드 운용을 포기한 이유와 옵티머스로 펀드가 넘어간 과정을 해명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KCA의 옵티머스 첫 투자가 사실상 토러스투자증권을 우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과기부와 검찰 모두 KCA의 옵티머스 투자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