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공동 개발한 신약물질이 약 4100억원 기술수출됐다. 레고켐바이오에이비엘바이오의 항체약물접합체(ADC) 치료제 후보 ‘LCB71(ABL202)'이다.

30일 레고켐바이오에 따르면 LCB71은 중국 시스톤에 기술이전됐다.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를 포함한 총액은 3억6350만 달러(약 4098억원)다. 계약금만 1000만 달러(113억원)에 달한다.

기술이전과 관련된 모든 금액은 레고켐바이오와 에이비엘바이오가 6대 4의 비율로 배분한다. 두 회사는 2016년 공동연구 계약을 맺고 ADC 신약후보물질을 개발해왔다. 에이비엘바이오의 고유 항체와 레고켐바이오의 ADC 링커 및 약물을 결합했다. 그렇게 도출한 물질에 대해 레고켐바이오에서는 LCB71로 에이비엘바이오에서는 ABL202로 지칭한다.

ADC는 항체(antibody)와 약물(drug)을 결합시켜 암세포를 겨냥하는 방식의 치료제다. 암세포를 표적하는 항체와 항암효과를 나타내는 약물을 더해 암세포에서만 약효를 나타낸다.

LCB71는 'ROR1'을 표적하는 항체에 약물을 결합한다. ROR1은 만성림프구성백혈병 삼중음성유방암 폐암 등에서 과발현되는 물질이다. 암의 전이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CB71은 난치성 암종인 삼중음성유방암과 폐암 등 고형암, 만성 및 급성림프구백혈병 등 혈액암을 대상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삼중음성유방암 세포주 실험에서 21일만에 암세포 사멸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5월 국내에서 개최한 ‘바이오코리아 2020’에서 ABL202(LCB71)에 대한 세포주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ABL202를 투여했을 때 삼중음성유방암 림프종 위암 폐암 등의 세포주 실험에서 종양 크기가 감소하는 걸 확인했다.
4100억원에 팔린 'LCB71'…세포주·동물 실험 결과는?
삼중음성유방암 세포주인 ‘HCC1187’에 약물을 단일 투여했을 때 21일 이후 완전히 종양을 억제했다. 같은 양의 약물을 4회에 걸쳐 분리 투여한 경우에도 21일째 대부분의 암세포가 사멸됐다.
4100억원에 팔린 'LCB71'…세포주·동물 실험 결과는?
'Jeko-1'은 림프종 세포주다. ABL202를 1mpk(몸무게 1kg당 1mg) 단회 투여했을 때 10일 이후 암세포가 사멸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위암 세포주인 'NCI-N87'에서는 0.25mpk씩 3회 투여한 경우와 0.75mpk를 한 번에 투여한 경우 모두 근소한 차이로 암세포의 크기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동물 실험 결과 반감기 약 7일

4100억원에 팔린 'LCB71'…세포주·동물 실험 결과는?
쥐와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약동학 실험 결과도 공개됐다. 쥐 실험에서 단클론항체로 4mpk 투여했을 때 반감기는 4.8일이다. ADC로 투여했을 때는 6일이다. 원숭이 실험에서는 각각 용량을 달리해 반감기를 측정했다. 0.2mpk와 0.5mpk, 0.8mpk를 각각 투여했을 때 절반이 되는 시점은 각각 6일 8.4일 7.5일이다.

연구팀이 두 동물 실험으로 확인한 반감기는 약 일주일이다. 약효를 발휘하기에 충분히 긴 반감기로 앞으로 임상 개발을 진행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