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하나은행…옵티머스 사기 도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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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부실 장외업체 활용해
수탁은행 끼고 펀드자금 돌려막아
펀드 환매자금 부족해지자
하나은행이 세 차례 대신 처리
옵티머스 대표 측 변호인에게
자산동결·회수까지 맡기려 한듯
수탁은행 끼고 펀드자금 돌려막아
펀드 환매자금 부족해지자
하나은행이 세 차례 대신 처리
옵티머스 대표 측 변호인에게
자산동결·회수까지 맡기려 한듯
옵티머스 펀드 자금을 관리했던 하나은행이 최악의 금융 사기를 방조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옵티머스 펀드의 자금 관리 과정에서 편의를 봐준 것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신탁업자(수탁은행)로서 선량한 관리자 의무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은 물론 일부 담당자가 사기를 지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하나은행 수탁업무에 대한 검사를 마치고 수상한 정황을 검찰에 넘기는 한편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한 제재 수위를 검토하고 있다.
옵티머스 펀드는 투자자들에게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고 해놓고 실제로는 전액 부실 장외업체 사모사채를 편입했다. 아트리파라다이스 라피크 등이다. 이들 사모사채에 투자했으면 원금과 이자도 이 기업으로부터 나와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해당 자금은 핵심 횡령 통로였던 트러스트올로 빠져나갔고, 트러스트올은 하나은행에 이자 등을 대납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740억원 안팎에 이르는 규모다.
트러스트올은 이런 식으로 수탁은행에 돈을 넣거나 옵티머스 펀드에 다시 투자하는 방식으로 펀드 돌려막기를 지속했다. 하나은행은 펀드 자금이 부실 업체로 빠져나가는 것을 확인하지 못한 데다, 이 같은 돌려막기 거래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허수아비’ 역할만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나은행은 “수탁은행으로서 운용사의 운용 지시에 따라 상환금의 정상적 입금 여부만을 확인할 의무가 있지, 입금자가 누구인지는 감시할 수 있는 권한이나 책임이 없다”고 말한다.
옵티머스 펀드에 일시적으로 현금이 부족해지자 하나은행이 환매 중단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펀드 유동성을 지원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옵티머스 펀드가 환매 자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2018년 8월부터 12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하나은행 수탁영업부는 자체 내부 자금으로 환매자금을 대줬다. 금감원이 사기 방조를 의심하는 대목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펀드 마감 업무를 위해 미운용자금 계정을 활용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 반응은 다르다. 한 운용사 컴플라이언스 담당자는 “옵티머스 펀드가 제때 환매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환매 중단 조치를 취하면 될 일”이라며 “수탁은행이 환매자금을 우선 지원했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당시 김 대표와 A 팀장은 법무법인 선임 등에 대해 비슷한 의견을 냈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김 대표는 펀드 자산 동결 및 회수 작업을 위해 투자 내역을 달라는 NH증권의 요청을 거부했다. 논의 중간에 사무실 밖으로 나가 법무법인 바른 소속 변호사와 만나고 온 뒤 내려진 결정이었다. 법무법인 바른은 현재 김 대표 재판에서 변호인을 맡고 있다. 하나은행도 다음날 ‘판매사가 자산 동결을 요청할 권리는 없다’며 난색을 보였다.
NH증권은 “자산 동결이 안 돼 펀드에서 한 푼이라도 빠져나가면 수탁사도 공모자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하나은행은 그날 밤 뒤늦게 자산 동결에 동의한다고 알려왔다. A 팀장은 대신 자산 동결과 회수를 담당할 법무법인으로 바른을 선임하자고 제안했다. NH증권은 “바른은 김 대표의 법률대리인”이라고 반대했다. NH증권과 하나은행 사이 자산 동결 대리인 선임을 둘러싼 갈등은 다음날 옵티머스에 관리인을 파견한 금감원이 바른 대신 김앤장을 선임하기로 하면서 봉합됐다. 하지만 하나은행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검찰은 A 팀장을 피의자로 전환해 조사하고 있다. 하나은행이 옵티머스 사기를 방조 또는 공모한 게 아닌지 조사하고 있다. 옵티머스 주모자와 하나은행 담당자 사이의 금전거래 관계 등을 집중적으로 캐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진형/오형주 기자 u2@hankyung.com
환매 중단 막아주고 거래 눈감았나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옵티머스 펀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비상장사를 활용해 수탁은행인 하나은행을 끼고 자유자재로 펀드 자금을 돌려막은 것으로 나타났다.옵티머스 펀드는 투자자들에게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고 해놓고 실제로는 전액 부실 장외업체 사모사채를 편입했다. 아트리파라다이스 라피크 등이다. 이들 사모사채에 투자했으면 원금과 이자도 이 기업으로부터 나와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해당 자금은 핵심 횡령 통로였던 트러스트올로 빠져나갔고, 트러스트올은 하나은행에 이자 등을 대납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740억원 안팎에 이르는 규모다.
트러스트올은 이런 식으로 수탁은행에 돈을 넣거나 옵티머스 펀드에 다시 투자하는 방식으로 펀드 돌려막기를 지속했다. 하나은행은 펀드 자금이 부실 업체로 빠져나가는 것을 확인하지 못한 데다, 이 같은 돌려막기 거래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허수아비’ 역할만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나은행은 “수탁은행으로서 운용사의 운용 지시에 따라 상환금의 정상적 입금 여부만을 확인할 의무가 있지, 입금자가 누구인지는 감시할 수 있는 권한이나 책임이 없다”고 말한다.
옵티머스 펀드에 일시적으로 현금이 부족해지자 하나은행이 환매 중단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펀드 유동성을 지원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옵티머스 펀드가 환매 자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2018년 8월부터 12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하나은행 수탁영업부는 자체 내부 자금으로 환매자금을 대줬다. 금감원이 사기 방조를 의심하는 대목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펀드 마감 업무를 위해 미운용자금 계정을 활용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 반응은 다르다. 한 운용사 컴플라이언스 담당자는 “옵티머스 펀드가 제때 환매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환매 중단 조치를 취하면 될 일”이라며 “수탁은행이 환매자금을 우선 지원했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옵티머스 변호인에 자산 동결 맡기려
지난 6월 옵티머스 펀드 사기가 드러났을 당시 하나은행의 대응도 의혹을 사고 있다. 지난 6월 16일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는 NH투자증권에 펀드 자산명세서 등 서류 위조와 돌려막기를 했다는 것을 처음 실토했다. 이 자리에는 하나은행 수탁영업부 A 팀장도 있었다.당시 김 대표와 A 팀장은 법무법인 선임 등에 대해 비슷한 의견을 냈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김 대표는 펀드 자산 동결 및 회수 작업을 위해 투자 내역을 달라는 NH증권의 요청을 거부했다. 논의 중간에 사무실 밖으로 나가 법무법인 바른 소속 변호사와 만나고 온 뒤 내려진 결정이었다. 법무법인 바른은 현재 김 대표 재판에서 변호인을 맡고 있다. 하나은행도 다음날 ‘판매사가 자산 동결을 요청할 권리는 없다’며 난색을 보였다.
NH증권은 “자산 동결이 안 돼 펀드에서 한 푼이라도 빠져나가면 수탁사도 공모자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하나은행은 그날 밤 뒤늦게 자산 동결에 동의한다고 알려왔다. A 팀장은 대신 자산 동결과 회수를 담당할 법무법인으로 바른을 선임하자고 제안했다. NH증권은 “바른은 김 대표의 법률대리인”이라고 반대했다. NH증권과 하나은행 사이 자산 동결 대리인 선임을 둘러싼 갈등은 다음날 옵티머스에 관리인을 파견한 금감원이 바른 대신 김앤장을 선임하기로 하면서 봉합됐다. 하지만 하나은행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검찰은 A 팀장을 피의자로 전환해 조사하고 있다. 하나은행이 옵티머스 사기를 방조 또는 공모한 게 아닌지 조사하고 있다. 옵티머스 주모자와 하나은행 담당자 사이의 금전거래 관계 등을 집중적으로 캐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진형/오형주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