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공화 텃밭' 흔들리나…트럼프·바이든, 텍사스서 1%P差 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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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D-4
히스패닉 인구 늘어 백인과 비슷
해리스, 민주당 첫 텍사스 유세
바이든 "보조금 폐지" 발언 역풍
"석유 메카 텍사스 표심 안바뀔 수도"
히스패닉 인구 늘어 백인과 비슷
해리스, 민주당 첫 텍사스 유세
바이든 "보조금 폐지" 발언 역풍
"석유 메카 텍사스 표심 안바뀔 수도"
미국 공화당의 40년 아성인 텍사스주가 심상치 않다. 대선(11월 3일)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는데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완승’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를 텍사스에 직접 투입하기로 하는 등 트럼프의 안방까지 넘보고 있다.
바이든 캠프는 28일(현지시간) “해리스 상원의원이 30일 텍사스 포트워스와 휴스턴,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 마을인 매캘런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리스는 “(우리에게) 출입금지 구역은 없다”며 텍사스 공략에 의욕을 보였다. 바이든 캠프가 올해 대선기간 정·부통령 후보를 직접 텍사스에 보내 유세하는 건 이날이 처음이다.
텍사스는 ‘공화당 패배’란 말을 상상하기조차 힘든 곳이다. 1980년 이후 2016년까지 치러진 10차례 대선에서 모두 공화당 후보가 승리했다. 1994년 이후엔 주지사와 상원의원 2명도 모두 공화당 차지였다. 트럼프 대통령도 4년 전 대선 때 텍사스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9%포인트 차로 눌렀다.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선거 분석 전문 ‘270투윈’이 최근 집계한 5개 여론조사 평균을 보면 텍사스에서 트럼프 지지율은 47.2%, 바이든 지지율은 46.2%로 불과 1%포인트 차이다. 초당적 선거 분석 기관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쿡리포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텍사스를 ‘공화당 우세지역’에서 ‘경합주’로 바꿨다. 그러면서 “(대선 승리에 필요한) 270명으로 가는 바이든의 길은 넓어졌고 트럼프의 길은 좁아졌다”고 분석했다. 또 텍사스 외에 오하이오, 아이오와, 조지아,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를 경합주로 꼽았다. 기존 6대 경합주 중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애리조나는 승부의 추가 바이든에게 기운 것으로 보면서 공화당 우세지역이었던 텍사스, 아이오와, 오하이오, 조지아를 새로 경합주로 묶은 것이다.
만약 바이든이 텍사스주에서 승리하면 민주당 후보로는 1976년 지미 카터 대통령 이후 44년 만에 처음이다. 올해 대선도 하나마나한 ‘게임’이 된다. 텍사스는 전체 538명의 대통령 선거인단 중 민주당 텃밭인 캘리포니아(55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38명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다.
트럼프는 2016년 대선 때 선거인단 수에서 306 대 232로 힐러리를 제쳤다. 텍사스 등 공화당 텃밭과 함께 6대 경합주를 모두 이긴 결과다. 만약 올해 텍사스를 뺏기면 6대 경합주를 다 이겨도 선거인단 확보 수가 268명에 그친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바이든이 텍사스를 이기면 트럼프에겐 KO 펀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공화당 텃밭 텍사스가 흔들리는 건 히스패닉 인구가 꾸준히 늘어난 결과다. 현재 백인과 히스패닉의 인구 비율은 대략 40%로 비슷해졌다. 민주당 경선 하차 후 바이든을 지지해온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도 지난주 텍사스와 오하이오에 1500만달러어치의 바이든 지지 광고를 쏟아부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바이든은 아직까지 텍사스에 돈과 인력을 ‘올인’하지 않고 있다. 악시오스는 “텍사스 민주당원들은 더 많은 돈을 투입해 달라고 캠프에 요청하고 있지만 바이든은 퇴짜를 놨다”고 전했다. 텍사스에서 승리를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텍사스 민심이 바이든으로 선뜻 돌아서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의 친환경 정책이 텍사스 경제를 죽일 수 있어서다. 바이든은 지난 22일 마지막 TV 토론에서 “석유산업에 대한 연방정부 보조금을 끊겠다”고 해 텍사스 민심에 불을 질렀다. 텍사스는 미국 석유산업의 ‘메카’로, 석유 관련 일자리가 경제의 핵심 축이다.
이날 기준 미 전역의 사전투표는 7580만 명을 기록했다. 4년 전 총 투표자(1억3600만 명)의 55%에 달하는 수치다. 바이든도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 자택 인근에서 사전투표를 마쳤다.
기존 6대 경합주의 판세는 요동치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입소스가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8일 공개한 여론조사를 보면 바이든은 러스트벨트(동부의 쇠락한 공업지역)인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 각각 9%포인트 차, 펜실베이니아에선 5%포인트 차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섰다.
하지만 선벨트(남부지역)인 플로리다와 애리조나에선 2%포인트 차, 노스캐롤라이나에선 1%포인트 차 리드에 그쳤다. ‘러스트벨트에서 바이든 우세, 선벨트에서 트럼프 추격’ 양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바이든 캠프는 28일(현지시간) “해리스 상원의원이 30일 텍사스 포트워스와 휴스턴,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 마을인 매캘런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리스는 “(우리에게) 출입금지 구역은 없다”며 텍사스 공략에 의욕을 보였다. 바이든 캠프가 올해 대선기간 정·부통령 후보를 직접 텍사스에 보내 유세하는 건 이날이 처음이다.
텍사스는 ‘공화당 패배’란 말을 상상하기조차 힘든 곳이다. 1980년 이후 2016년까지 치러진 10차례 대선에서 모두 공화당 후보가 승리했다. 1994년 이후엔 주지사와 상원의원 2명도 모두 공화당 차지였다. 트럼프 대통령도 4년 전 대선 때 텍사스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9%포인트 차로 눌렀다.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선거 분석 전문 ‘270투윈’이 최근 집계한 5개 여론조사 평균을 보면 텍사스에서 트럼프 지지율은 47.2%, 바이든 지지율은 46.2%로 불과 1%포인트 차이다. 초당적 선거 분석 기관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쿡리포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텍사스를 ‘공화당 우세지역’에서 ‘경합주’로 바꿨다. 그러면서 “(대선 승리에 필요한) 270명으로 가는 바이든의 길은 넓어졌고 트럼프의 길은 좁아졌다”고 분석했다. 또 텍사스 외에 오하이오, 아이오와, 조지아,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를 경합주로 꼽았다. 기존 6대 경합주 중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애리조나는 승부의 추가 바이든에게 기운 것으로 보면서 공화당 우세지역이었던 텍사스, 아이오와, 오하이오, 조지아를 새로 경합주로 묶은 것이다.
만약 바이든이 텍사스주에서 승리하면 민주당 후보로는 1976년 지미 카터 대통령 이후 44년 만에 처음이다. 올해 대선도 하나마나한 ‘게임’이 된다. 텍사스는 전체 538명의 대통령 선거인단 중 민주당 텃밭인 캘리포니아(55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38명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다.
트럼프는 2016년 대선 때 선거인단 수에서 306 대 232로 힐러리를 제쳤다. 텍사스 등 공화당 텃밭과 함께 6대 경합주를 모두 이긴 결과다. 만약 올해 텍사스를 뺏기면 6대 경합주를 다 이겨도 선거인단 확보 수가 268명에 그친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바이든이 텍사스를 이기면 트럼프에겐 KO 펀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공화당 텃밭 텍사스가 흔들리는 건 히스패닉 인구가 꾸준히 늘어난 결과다. 현재 백인과 히스패닉의 인구 비율은 대략 40%로 비슷해졌다. 민주당 경선 하차 후 바이든을 지지해온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도 지난주 텍사스와 오하이오에 1500만달러어치의 바이든 지지 광고를 쏟아부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바이든은 아직까지 텍사스에 돈과 인력을 ‘올인’하지 않고 있다. 악시오스는 “텍사스 민주당원들은 더 많은 돈을 투입해 달라고 캠프에 요청하고 있지만 바이든은 퇴짜를 놨다”고 전했다. 텍사스에서 승리를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텍사스 민심이 바이든으로 선뜻 돌아서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의 친환경 정책이 텍사스 경제를 죽일 수 있어서다. 바이든은 지난 22일 마지막 TV 토론에서 “석유산업에 대한 연방정부 보조금을 끊겠다”고 해 텍사스 민심에 불을 질렀다. 텍사스는 미국 석유산업의 ‘메카’로, 석유 관련 일자리가 경제의 핵심 축이다.
이날 기준 미 전역의 사전투표는 7580만 명을 기록했다. 4년 전 총 투표자(1억3600만 명)의 55%에 달하는 수치다. 바이든도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 자택 인근에서 사전투표를 마쳤다.
기존 6대 경합주의 판세는 요동치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입소스가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8일 공개한 여론조사를 보면 바이든은 러스트벨트(동부의 쇠락한 공업지역)인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 각각 9%포인트 차, 펜실베이니아에선 5%포인트 차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섰다.
하지만 선벨트(남부지역)인 플로리다와 애리조나에선 2%포인트 차, 노스캐롤라이나에선 1%포인트 차 리드에 그쳤다. ‘러스트벨트에서 바이든 우세, 선벨트에서 트럼프 추격’ 양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