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처럼 '밤 샘 대기'는 없었으나
오픈 시간 지날수록 대기줄 길어져
다만 예년과 달리 100여명 가량의 긴 대기 줄이 이어진 것은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지난 5월 출시된 '아이폰SE'처럼 제품 주문이 100% '예약제'로 이뤄지면서다.
온라인 예약을 통해 방문할 시간을 정하고, 자신이 배정받은 시간에 애플 스토어에 방문하면 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 굳이 줄을 설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또한 지난 23일 이동통신 3사와 오픈 마켓의 새벽 배송 사전 예약 마케팅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오픈 30분전인 오전 7시 30분께부터는 약 10여명 정도가 줄을 서며 차분하게 매장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애플 가로수길 한 관계자는 "기존과 달리 예약 구매가 완전히 자리잡은 듯 하다"고 초반 인파가 몰리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개장 시간 10분 전인 오전 7시 50분께부터 순차적으로 입장이 시작됐다. 매장 직원들은 큰 박수와 함께 환호성으로 구매자들을 반겼다. 먼저 도착한 15명의 구매자는 애플 직원들의 환호 속에 제품을 개봉했고 이후 차례로 입장과 제품 결제가 이뤄졌다. 이날 처음으로 아이폰12를 손에 쥔 구매자는 한 중년 여성 A씨였다. A씨는 "고등학생 딸과 함께 아이폰12를 구매하기 위해 새벽부터 왔다"고 말했다. 두번째 고객 20대 대학생 B씨는 "새벽 1시께부터 강남 근처에 와 있다가 카페 등에서 기다린 뒤 오전 6시30분부터 다시 왔다"고 밝혔다.
오전 8시15분쯤 아이폰12 프로 퍼시픽 블루 색상을 수령한 20대 대학생 C씨는 "7시 40분부터 줄을 섰다"며 "8시 10분쯤에 매장에 입장하고 나서는 3분 만에 제품을 빠르게 구입할 수 있어 편리했다"고 말했다. 애플 스토어 내에는 16개 정도의 테이블이 비치됐다. 애플 스토어 직원들은 매장 내에 비치된 스크린을 통해서 아이폰12와 아이폰12 프로의 특징을 설명하기도 했고, 제품을 체험하고 있는 구매자들 옆에서 응대하기도 했다. 애플이 새롭게 내놓은 무선충전기 '맥세이프'도 이날부터 출시됐다.
오전 10시께부터는 예약 구매자들이 자신이 정해진 시간에 맞춰 오면서 다시 대기 인원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날 오후부터는 다시 긴 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애플 스토어 구매는 100% 예약제로 이뤄지지만 예약을 하지 않은 채 현장 구매를 노리는 소비자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애플 스토어 한 관계자는 "예약 고객 중에 '노쇼' 고객 등이 있을 경우 예약하지 않은 소비자도 현장 구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이폰12 시리즈는 5G와 함께 6년 만에 달라진 디자인, 'A14 바이오닉' 칩셋 탑재 등 강력해진 성능 등이 특징이다. 5.4인치로 아이폰12 시리즈 중 가장 작은 사이즈인 '아이폰12 미니'와 최상위 모델 '아이폰12 프로 맥스'는 다음달 국내 정식 출시된다.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12 시리즈의 올해 국내 판매량은 100만대 안팎으로 예상된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