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 사람 몰리는데…대학 '대면수업 재개' 괜찮을까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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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권 일부 대학 부분 대면 수업 시행
"답답했는데 학교에 나와서 수업을 들을 수 있어 기분은 좋아요. 아직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아 불편한 마음이 남아있는건 사실이죠."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로 접어든지 3주가 넘어가면서 대학들도 속속 대면 강의로 전환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한산했던 대학 캠퍼스에 학생들이 나오기 시작했지만 기대 반, 우려 반인 모습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에 캠퍼스로 나오는 학생들
지난달 30일 오전 찾은 한양대 서울캠퍼스에서는 수업 후 점심을 먹으러 가는 학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한양대는 같은달 13일부터 일부 수업을 대면수업으로 전환했다. 실험·실습 과목은 대면수업으로 전환하고 이론 과목 가운데 수강생 20명 이하 강의는 대면수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이날 캠퍼스에 모인 학생들은 여전히 모두 마스크를 쓰고 가급적 거리를 두고 떨어져 다니긴 했지만 인적을 찾아볼 수 없었던 1학기에 비해선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건물 내부를 들어갈 때는 여전히 외부인 통제를 진행했지만 건물 밖 캠퍼스를 돌아다닐 때는 외부인도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았다. 한국외국어대 서울캠퍼스도 마찬가지로 학생들이 부쩍 늘어있는 모습이었다. 사람들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던 몇 달 전과 달리 학교 정문부터 사람들이 붐볐다. 인근 카페와 식당에도 사람들이 몰려 빈 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였다.
캠퍼스 내 잔디밭에도 점심시간을 맞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대면 수업을 진행하면서 캠퍼스 분위기가 돌아왔다.
대면수업 시작에 학생들은 우려와 기대 공존
하지만 반응은 엇갈렸다. 기대하는 목소리도 컸지만 우려스럽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한국외대 학생 진모(23·경영학부) 씨는 "캠퍼스를 통제한다고 해도 어차피 지하철이나 식당 같은 곳에 사람들이 모이는 건 똑같지 않나. 대면 수업을 진행한다고 해서 특별히 더 걱정되는 부분은 없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대면 수업이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왔다. 한국외대 재학생 최모(23·프랑스어학부)씨는 "대면수업을 진행해도 교수님이 사정이 있는 학생은 나오지 않아도 된다고 할 정도로 체계적으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지 않다. 학교에 나오는 학생과 나오지 않는 학생들 학업 격차를 고려해서라도 이번 학기는 비대면으로 진행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실습 수업에 한해 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경희대의 분위기도 비슷했다.
경희대생 유석민(20·의예과)씨는 "대면수업이 불안하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안전한 것 같다"며 "의예과가 100명이 넘는데 20명씩 나누고 실험실도 둘러 나눠 수업이 진행된다. 방역수칙이 잘지켜지고 있어 크게 걱정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하지만 캠퍼스 건물 밖 방역에 대해서는 여전히 걱정된다고 했다. 경희대생 박원국(20·의예과)씨는 "실험실 내 방역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도 학교 주변 식당과 노래방에 사람이 몰리고, 학교를 오갈 때까지 감안하면 대면 수업이 여전히 껄끄러운 면이 있다"고 했다.
대학가 코로나감염 위험 여전히 남아 있어
이처럼 2학기 중간고사가 대부분 종료되면서 대학들이 대면 수업 시행을 고민하고 있지만 코로나19의 감염 위험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평가다.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0시를 기준으로 10월12일 이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대학생과 대학 교직원은 총 18명이다. 이 가운데 대학생 신규 확진자는 총 12명으로 서울에서만 5명이 발생했다. 대면 수업이 진행되자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는 "1만명의 학생을 학교인근에 집합시켜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면 수업을 준비하고 있는 경희대 관계자는 "강의실 소독이나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학생들 사이에서 비대면 수업을 선호하는 모습도 보이긴 하지만 상황이 더 호전되면 단과대학들과 협의해 최대한 안전한 환경에서 대면 수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기운 한경닷컴 기자 kkw102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