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후 봉사하겠다"는 윤석열, 대권 도전할까 [정치T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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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 100%" vs "가능성 제로"
야권 "대권후보 윤석열 등장 알리는 신호탄"
불붙는 '윤석열 대망론'…평론가들 전망 크게 엇갈려
야권 "대권후보 윤석열 등장 알리는 신호탄"
불붙는 '윤석열 대망론'…평론가들 전망 크게 엇갈려
최근 대검찰청 국정감사 이후 윤석열 검찰총장(사진)의 대권 도전 여부가 화두로 떠올랐다.
윤석열 총장이 거침없는 작심발언으로 주목받자 야권에선 이번 국감을 두고 "'대권후보 윤석열'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총장은 정계에 진출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자 "퇴임 후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생각해보겠다"며 스스로 여지도 남겼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가 지난 25~26일 전국 성인 1032명을 대상으로 '차기 정치 지도자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윤석열 총장은 15.1%의 지지율을 기록해 이재명 경기도지사(22.8%),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21.6%)와 3강 체제를 구축했다.
홍준표 의원(6.8%),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5.8%), 오세훈 전 서울시장(3.1%), 유승민 전 의원(3.0%),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2.5%) 등 야권 잠룡들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 이번 조사는 데일리안의 의뢰로 진행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하지만 윤석열 총장의 대권 도전 여부에 대한 정치평론가들 의견은 크게 엇갈렸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퇴임 후 봉사 발언이) 정계 진출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대권 도전 여부는) 다음달 날씨를 맞춰야 하는 격이다. 평론이 불가능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윤석열 총장이 대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100%"라고 단언했다.
장성철 소장은 "윤석열 총장은 작년에 비슷한 질문이 나오자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1년 만에 답변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라며 "윤석열 총장은 이번에도 그런 질문이 나올 것을 당연히 예상했을 거다. 특히 '퇴임 후 국민에 봉사'라는 표현은 정치인이 주로 쓰는 용어로, 준비된 답변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고건 전 국무총리 등 정치권 밖 인사가 대권에 도전해 성공한 사례는 없었다. 검찰총장 윤석열과 정치인 윤석열은 전혀 다른 입장에 놓이게 될 것"이라면서 "그동안은 법과 원칙만 강조하면 됐지만 정치인이 되는 순간 경제·복지·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질문이 끊임없이 나올텐데 막힘없이 답변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반기문, 고건 등이 왜 실패했는지 철저히 분석해서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권 도전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정계에 입문할 가능성에 대해선 "윤석열 총장이 내년 7월 임기가 끝나면 바로 다음해 대선이 열린다. 중간에 별다른 선거가 없어 다른 선택지가 없다"며 "지금 지지율도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 이 기회를 놓친다면 다시 대권에 도전할 기회를 잡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석열 총장이 대권 도전에 성공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도 조언했다.
장성철 소장은 "윤석열 총장이 섣불리 국민의힘에 들어가면 바로 죽는다. 아무런 조직이 없는데 거대 정당에 들어가 대선 경선을 통과하기는 어렵다"고 짚은 뒤 "제3지대에 머물면서 민심이 윤석열이라는 배를 띄울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국민의힘에 합류하는 게 아니라 국민의힘을 접수해야 한다"고 했다. "프랑스 마크롱,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방식으로 대통령이 됐다"고도 했다.
반면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석열 총장의 대권 도전설에 대해 "택도 없는 이야기"라며 정반대 의견을 냈다.
신율 교수는 "윤석열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를 주도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보수층 지지를 얻을 수 있겠느냐"면서 "중도층 지지를 얻는 대신 집토끼 지지를 못 얻어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대선까지 1년 넘게 남았다. 현재 지지율은 인지도 투표에 불과하고 윤석열 총장의 언론 노출 빈도수가 높아 발생한 현상"이라며 "그가 국민의힘에 들어오는 것을 친박·친이가 용납하겠나. 제3지대에서 당을 만드는 것도,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도 역시 어렵다"고 봤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윤석열 총장의 정치 참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하면서도 대권 도전이 아닌 다른 방식일 가능성도 있다고 점쳤다.
최진 원장은 "저도 (퇴임 후 봉사 발언이) 다분히 의도적인 발언이라고 본다. (내년 7월) 임기가 끝나면 바로 대선 국면인데 윤석열 총장이 분명히 뭔가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도 "본인이 직접 대선에 도전하지 않고 특정 후보 캠프에 합류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치 역사에서 제3지대 인사가 곧바로 대통령이 된 사례는 없다. 본인이 큰 꿈이 있다면 이회창처럼 일단 정치권에 들어와 검증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쪽 판사'라는 별명으로 인지도를 쌓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이후 정계에 진출해 국회의원 등을 거치며 정치적 역량을 쌓았다. 비록 대선에서 최종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2차례나 상대 후보와 박빙 선거를 치렀다.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렸지만 윤석열 총장이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신동근 민주당 최고위원은 윤석열 총장의 대선 출마설에 대해 "그런 상황이 오면 '윤나땡'(윤석열 나오면 땡큐)"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TMI는 '너무 과한 정보(Too Much Information)'의 준말입니다. 꼭 알지 않아도 되는 정보지만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정치 뒷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윤석열 총장이 거침없는 작심발언으로 주목받자 야권에선 이번 국감을 두고 "'대권후보 윤석열'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총장은 정계에 진출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자 "퇴임 후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생각해보겠다"며 스스로 여지도 남겼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가 지난 25~26일 전국 성인 1032명을 대상으로 '차기 정치 지도자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윤석열 총장은 15.1%의 지지율을 기록해 이재명 경기도지사(22.8%),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21.6%)와 3강 체제를 구축했다.
홍준표 의원(6.8%),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5.8%), 오세훈 전 서울시장(3.1%), 유승민 전 의원(3.0%),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2.5%) 등 야권 잠룡들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 이번 조사는 데일리안의 의뢰로 진행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하지만 윤석열 총장의 대권 도전 여부에 대한 정치평론가들 의견은 크게 엇갈렸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퇴임 후 봉사 발언이) 정계 진출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대권 도전 여부는) 다음달 날씨를 맞춰야 하는 격이다. 평론이 불가능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윤석열 총장이 대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100%"라고 단언했다.
장성철 소장은 "윤석열 총장은 작년에 비슷한 질문이 나오자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1년 만에 답변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라며 "윤석열 총장은 이번에도 그런 질문이 나올 것을 당연히 예상했을 거다. 특히 '퇴임 후 국민에 봉사'라는 표현은 정치인이 주로 쓰는 용어로, 준비된 답변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고건 전 국무총리 등 정치권 밖 인사가 대권에 도전해 성공한 사례는 없었다. 검찰총장 윤석열과 정치인 윤석열은 전혀 다른 입장에 놓이게 될 것"이라면서 "그동안은 법과 원칙만 강조하면 됐지만 정치인이 되는 순간 경제·복지·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질문이 끊임없이 나올텐데 막힘없이 답변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반기문, 고건 등이 왜 실패했는지 철저히 분석해서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권 도전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정계에 입문할 가능성에 대해선 "윤석열 총장이 내년 7월 임기가 끝나면 바로 다음해 대선이 열린다. 중간에 별다른 선거가 없어 다른 선택지가 없다"며 "지금 지지율도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 이 기회를 놓친다면 다시 대권에 도전할 기회를 잡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석열 총장이 대권 도전에 성공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도 조언했다.
장성철 소장은 "윤석열 총장이 섣불리 국민의힘에 들어가면 바로 죽는다. 아무런 조직이 없는데 거대 정당에 들어가 대선 경선을 통과하기는 어렵다"고 짚은 뒤 "제3지대에 머물면서 민심이 윤석열이라는 배를 띄울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국민의힘에 합류하는 게 아니라 국민의힘을 접수해야 한다"고 했다. "프랑스 마크롱,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방식으로 대통령이 됐다"고도 했다.
반면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석열 총장의 대권 도전설에 대해 "택도 없는 이야기"라며 정반대 의견을 냈다.
신율 교수는 "윤석열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를 주도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보수층 지지를 얻을 수 있겠느냐"면서 "중도층 지지를 얻는 대신 집토끼 지지를 못 얻어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대선까지 1년 넘게 남았다. 현재 지지율은 인지도 투표에 불과하고 윤석열 총장의 언론 노출 빈도수가 높아 발생한 현상"이라며 "그가 국민의힘에 들어오는 것을 친박·친이가 용납하겠나. 제3지대에서 당을 만드는 것도,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도 역시 어렵다"고 봤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윤석열 총장의 정치 참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하면서도 대권 도전이 아닌 다른 방식일 가능성도 있다고 점쳤다.
최진 원장은 "저도 (퇴임 후 봉사 발언이) 다분히 의도적인 발언이라고 본다. (내년 7월) 임기가 끝나면 바로 대선 국면인데 윤석열 총장이 분명히 뭔가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도 "본인이 직접 대선에 도전하지 않고 특정 후보 캠프에 합류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치 역사에서 제3지대 인사가 곧바로 대통령이 된 사례는 없다. 본인이 큰 꿈이 있다면 이회창처럼 일단 정치권에 들어와 검증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쪽 판사'라는 별명으로 인지도를 쌓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이후 정계에 진출해 국회의원 등을 거치며 정치적 역량을 쌓았다. 비록 대선에서 최종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2차례나 상대 후보와 박빙 선거를 치렀다.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렸지만 윤석열 총장이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신동근 민주당 최고위원은 윤석열 총장의 대선 출마설에 대해 "그런 상황이 오면 '윤나땡'(윤석열 나오면 땡큐)"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TMI는 '너무 과한 정보(Too Much Information)'의 준말입니다. 꼭 알지 않아도 되는 정보지만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정치 뒷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