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30일 “2025년까지 전기차·수소차 등 그린 모빌리티에 20조원 이상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방문해 친환경차 생산라인을 시찰한 뒤 ‘미래차산업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정부는 한국판 뉴딜 10대 사업에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를 선정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 7월 발표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과 관련해 일곱 번째 현장 행보다.

현대차의 수소차 ‘넥쏘’를 타고 행사장에 등장한 문 대통령은 이날 생산라인 안내를 맡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우리 회장님’이라고 부르는 등 친근감을 드러냈다. 정 회장은 공장 내부로 이동하면서 현장을 찾아준 데 대해 “너무 영광이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현대차 사업장을 네 차례 방문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2018년 유럽 방문 당시 넥쏘를 시승하며 ‘홍보모델’로 자처했고, 지난해에는 넥쏘를 대통령 전용차로 도입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자동차 강국의 위상을 지키고 4차 산업혁명 선도국가로 올라서기 위한 세 가지 대책을 내놓았다. 문 대통령은 2022년을 미래차 대중화의 원년으로 삼고, 2025년까지 전기차 113만 대, 수소차 20만 대를 보급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2027년까지 세계 최초로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차 일자리 확대와 기존 자동차산업 생태계를 미래차 맞춤형으로 전환하는 데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사업재편지원단을 만들어 2030년까지 총 3500억원을 투자해 1000개의 자동차 부품기업이 미래차 사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 회장과 이상수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장(노조위원장)이 자리를 함께해 주목을 끌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9월 2년 연속 무분규 단체협상 타결을 이끌어낸 바 있다. 문 대통령은 “현대차 울산공장은 혁신에서 1등 기업이지만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는 노력에서도 1등 기업이고, 노사 협력과 미래비전에서도 1등 기업”이라며 현대차의 고용 안정과 협력사 상생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송철호 울산시장도 “현대차 노사는 사상 처음 무분규로 임금을 동결하는 단체교섭에 합의하는 쾌거를 이뤘다”며 “미래차를 위해 노·사·민·정이 똘똘 뭉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