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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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출범 당시 자본금 편법 충당으로 문제가 됐던 MBN(매일방송)이 승인 취소는 피했지만 방송 중단 위기에 직면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30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MBN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2011년 최초승인 및 2014년, 2017년 각각의 재승인을 받은 행위에 대해 방송법 제18조 및 동법 시행령 제17조에 따라 방송 전부에 대해 6개월간 업무정지 처분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업무정지로 인한 시청자와 외주제작사 등 협력업체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6개월간의 처분 유예기간을 부여하기로 했다.

현재 MBN에서는 간판 프로그램인 '나는 자연인이다', '엄지의 제왕', '속풀이쇼 동치미', '알토란' 등의 프로그램 뿐 아니라 매 방송마다 화제를 모으는 '미쓰백',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3-뜻밖의 커플'(이하 '우다사') 등이 방영되고 있다.

여기에 김정은의 3년 만에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나의 위험한 아내'가 지난 5일 방송을 시작했고, 강호동과 황제성이 임지호 셰프와 함께하는 '더 먹고 가'는 오는 11월 8일 첫 방송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MBN 측은 6개월의 유예기간을 적극 활용, 방송 중단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MBN은 방통위 발표 이후 "MBN은 방송이 중단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방송이 중단되면 하루 평균 900만 가구의 시청권이 제한되고 프로그램 제작에 종사하는 3200여 명의 고용이 불안해 지며, 900여 명의 주주들이 큰 피해를 입게 되는 점을 고려해 법적 대응 등 종합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 방송관계자는 "유예기간 6개월동안은 현재 시스템 유지해 방송을 하고, 이후 대응방안에 대해선 내부논의 중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6개월 동안 방송될 건 방송하고, 그 안에 마무리할 수 있는 건 마무리하고 정리하지 않겠냐"며 "지속적으로 온에어되는 프로그램들이 문제가 될 거 같다"고 귀띔했다.

MBN은 지난 2011년 보도전문채널에서 종합편성채널로 출범할 당시 자본금 3000억 원을 마련하면서 약 560억 원을 임직원 명의로 대출받아 주식을 매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를 숨기기 위해 분식회계를 했고, 두 번의 재승인 심사에서 허위사업보고서를 제출했다.

결국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회장은 지난 28일 방통위에 출석해 위법 사실을 인정하며 선처를 당부했고, 지난 29일에는 MBN 명의로 대국민 사과 성명이 발표됐다. 또한 장 회장과 그의 아들인 장승준 MBN 공동대표 가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6개월 업무중단 처분으로 MBN은 운영과 매출에 큰 타격을 입게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미 지난해 하반기 방통위가 MBN의 불법행위를 확인했고, 1년 이상 승인취소나 업무정지 결정을 미뤄왔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방통이 내부에서도 승인취소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방통위 상임위원 중 정부추천인 김창룡 위원은 승인취소를 강력히 주장했으나 한상혁 방통위원장과 김현 부위원장, 야권추천 위원들이 승인취소에 반대입장을 밝히면서 승인취소까진 이뤄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명백한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방통위가 사실상 면죄부를 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한편 방통위는 방송법 제105조(벌칙) 및 형법 제137조(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에 따라 MBN 및 위반행위를 한 당시 대표자 등을 상대로 형사고발도 진행한다.

이와 별도로 다음달 30일로 재승인 유효기간이 만료될 예정인 MBN과 JTBC에 대한 재승인 심사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이번 행정처분 결과와는 별개로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11월 중에 재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다음은 방송통신위원회 행정처분에 대한 MBN 입장


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늘 매일방송 MBN에 대해 6개월 업무정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MBN은 이런 사태가 발생한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방통위의 처분에 앞서 MBN은 장승준 사장이 경영에서 물러났으며 대국민 사과를 한 바 있습니다.

MBN은 건강한 경영 환경을 만들기 위해 회계시스템을 개선하고 독립적인 감사위원회를 운영하는 등 경영 투명성 확보 장치를 강화했습니다.

방통위 처분이 내려졌지만 MBN은 방송이 중단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방송이 중단되면 하루 평균 900만 가구의 시청권이 제한되고 프로그램 제작에 종사하는 3200여 명의 고용이 불안해 지며, 900여 명의 주주들이 큰 피해를 입게 되는 점을 고려해 법적 대응 등 종합적인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MBN은 앞으로 뼈를 깎는 노력으로 국민의 사랑을 받는 방송으로 거듭나겠습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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