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2차 봉쇄에 석유 수요 급감…석유업계 5만명 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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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세계 석유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 서부텍사스원유(WTI) 12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1.1% 내린 배럴당 35.7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3거래일 연속 하락으로, 10월 월간 가격으로는 11% 떨어졌다. 영국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는 북해산 브렌트유 12월물도 0.8% 내린 37.94달러에 거래됐다. 1주일만에 10% 가까이 급락했다.
세계 최대 석유 거래업체 트라피구라의 사드 라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각국 정부의 봉쇄 조치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석유 소비 타격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유럽의 석유 수요는 하루 평균 2000만배럴 수준이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4월 1400만배럴까지 급감했다가 지난달 1900만배럴 수준으로 회복했다. 라힘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의 석유 수요는 다시 1700만배럴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프랑스·영국·독일 등 최근 코로나19 2차 봉쇄조치에 들어간 국가들의 경우 타격이 훨씬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에너지시장 조사회사 리스타드에너지는 프랑스와 독일의 11월 하루 평균 석유 소비량이 기존 400만배럴에서 230만배럴로 42.5% 급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기 수요 위축도 거론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 앞으로 10년간 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400만배럴 이상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세계 원유 소비량은 하루 약 1억배럴이었다.
'감원바람'도 거세다. 미국 석유업체 엑손모빌은 전 세계 직원 8만8300명 가운데 15%(1만4000명)를 감원할 방침이다. 쉘은 9000명, BP는 1만명, 셰브런은 전체 인력의 15%를 감축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석유가스 업계 대형업체들의 감원 규모가 5만명을 웃돌 것이라고 전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