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부터 한 달 뒤인 8월, 현대차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제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내연기관차에 전기차 배터리를 넣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전기차만을 위한 뼈대와 구조물을 바탕으로 설계하겠다는 발표였다. 플랫폼 제작에는 오랜 시간과 수천억원의 비용이 투입된다. 현대차가 친환경차에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 같은 현대차에 대한 평가는 ‘한경-입소스-피앰아이 기업 소셜임팩트 조사’에서도 나타났다. 현대차는 친환경차 부문(전기차·수소차·하이브리드 포함)에서 41.7%의 평가를 받아 2위인 테슬라(24.9%)를 제쳤다. 10명 중 4명이 현대차를 가장 선호하는 기업으로 꼽았다. 3위가 기아자동차(12.4%), 4위 메르세데스벤츠(5.4%), 5위는 BMW(5.0%)였다.
현대차가 ‘전기차 강자’ 테슬라를 뛰어넘은 것은 최근 친환경차 라인업을 전방위적으로 넓히는 것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테슬라는 전기차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수소차 부문에서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비해 현대차는 수소차와 전기차 모두에 역량을 집중하는 ‘투 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스위스 수출로 수소전기차 분야에서 ‘압도적 1위’라는 평가를 받은 데 이어 전기차 시장에서는 기아차와 함께 글로벌 점유율 4위(올 1~8월 기준)에 올랐다.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 테슬라의 사후서비스(AS)에 대한 불만이 커진 것도 현대차가 우위를 점한 요인이 됐다. 현대차는 내연기관차 부문에서도 38.5%의 평가를 받아 ‘명실상부’ 1위 자리를 굳혔다. 기아차는 17.1%로 2위에 올랐다. 메르세데스벤츠(11.6%), 르노삼성자동차(7.2%)와 BMW(7.2%)가 뒤를 이었다.
입소스 관계자는 “자동차는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 때 시간과 노력을 많이 들이는 ‘고관여 제품’이라 소셜임팩트가 구매 의향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