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세계 경기에도…달러예금 들고나니 왠지 든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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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때 빛나는 달러예금의 매력
2차 팬데믹·美대선 등 시장 변동성 커질 우려
안전자산 달러 재주목
환율 하락에 투자자↑
5대銀 달러예금 잔액40억弗 넘게 불어
2차 팬데믹·美대선 등 시장 변동성 커질 우려
안전자산 달러 재주목
환율 하락에 투자자↑
5대銀 달러예금 잔액40억弗 넘게 불어
사업체를 운영해 부를 일군 50대 A씨. 그동안 ‘남의 일’으로 취급해 온 국제 뉴스가 최근 들어선 눈에 밟히는 일이 잦다.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상치 않고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분쟁이 패권 전쟁으로 번질 조짐이다. 이런 일이 나와 가족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A씨의 자산 운용 원칙은 안전제일. 대부분 자산을 부동산과 예금 등 ‘원화’로 갖고 있었고, 국내 초우량주 말고는 주식 투자도 거의 하지 않았다. 은행의 프라이빗뱅커(PB)는 이제라도 글로벌 자산 배분 관점에서 외화 자산을 보유하는 게 좋겠다고 했고, A씨는 결국 10만달러 규모의 달러 예금에 가입했다. A씨는 “달러 예금에 들고 나니 왠지 든든한 기분이 든다”며 “국내 대형 연기금들도 최소 20~30%의 자산은 외화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고, 코로나19 재확산과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세계 경기가 요동칠 수 있다는 설명이 일리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IMF 외환위기 시절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800원대에서 1300원까지 폭등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외환시장은 최저점 대비 연중 고점 환율이 60% 이상 높아지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펼쳐졌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440원에 달하기도 했다. 당시 달러화를 보유하고 있던 사람은 큰 차익을 누릴 수 있었다.
최근에는 환차익보다 달러의 교환 가치에 대한 중요성이 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래의 해외여행, 자녀 유학 등에 대비해 달러로 자금을 모으고, 미국 정보기술(IT)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증권사에 계좌를 터두는 게 30~40대 사이에서 일반화됐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를 통해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에도 투자해볼 만하다. 일정 가격으로 달러화 표시 채권을 사고팔아 낸 수익률로 약정 이자를 지급한다. 이자율은 연 0.5%가량이다. 해외 주식을 담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보험료 납입과 지급이 달러화로 이뤄지는 달러 보험도 있다. 올 상반기에만 7575억원어치가 팔릴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달러 가치가 올라가면 가입 기간에 내야 할 보험료가 늘고, 만기 시점에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환차손을 볼 수도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만기 조절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김희정 농협은행 NH올백자문센터장은 “달러화 자산은 자산 배분의 기본이지만 단기 투자는 환차손 우려가 크다”며 “현시점에 자산 배분을 목적으로 달러 예금에 가입한다면 달러 가치가 더 떨어질 가능성을 가정하고 분할 매수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환율 하락하자 달러 예금 ‘인기’
요즘 A씨처럼 은행 PB센터 상담을 받고 난 뒤 달러 예금에 처음 가입하는 자산가가 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글로벌 자산 배분에 처음 눈뜬 투자자가 증가했다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달러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지금 같은 경제적 대혼란기에 더욱 각광받는 특성이 있다. 외화 예금은 환율에 민감하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달러 예금도 폭증한다. 같은 원화로 더 많은 달러를 구매할 수 있어서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100원대 초반으로 떨어진 지난 10월 한 달간 신한 국민 하나 우리 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은 40억달러(지난달 26일 잔액 기준) 넘게 불어났다. 올 들어선 연초 잔액(424억달러)의 4분의 1이 넘는 101억달러가 증가했다.위기에 효과 내는 달러 표시 자산
시중은행 12개월 만기 달러화 정기예금 금리는 연초 연 1%가량에서 최근 0.1% 이하로 내려왔다. 수시입출금식 예금과 비슷하다. 이자 수익만 놓고 보면 굳이 가입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자산 배분 관점에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변동성이 커질수록 쌓아둔 달러는 위력을 발휘한다.IMF 외환위기 시절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800원대에서 1300원까지 폭등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외환시장은 최저점 대비 연중 고점 환율이 60% 이상 높아지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펼쳐졌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440원에 달하기도 했다. 당시 달러화를 보유하고 있던 사람은 큰 차익을 누릴 수 있었다.
최근에는 환차익보다 달러의 교환 가치에 대한 중요성이 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래의 해외여행, 자녀 유학 등에 대비해 달러로 자금을 모으고, 미국 정보기술(IT)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증권사에 계좌를 터두는 게 30~40대 사이에서 일반화됐다”고 설명했다.
달러 보험은 환율 변동에 유의
달러에 자산을 분산할 수 있는 방법은 은행 예금 말고도 증권사 달러화 계좌, 달러 보험 등으로 다양하다. 은행들은 모바일 앱을 통해 달러를 적립식으로 모을 수 있도록 해주고(하나은행), 일정 환율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환전해 차익을 실현해 주는 서비스(한국씨티은행)를 운영한다. 달러 예금도 원화 예금과 마찬가지로 예금자보호법 적용을 받는다.증권사를 통해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에도 투자해볼 만하다. 일정 가격으로 달러화 표시 채권을 사고팔아 낸 수익률로 약정 이자를 지급한다. 이자율은 연 0.5%가량이다. 해외 주식을 담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보험료 납입과 지급이 달러화로 이뤄지는 달러 보험도 있다. 올 상반기에만 7575억원어치가 팔릴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달러 가치가 올라가면 가입 기간에 내야 할 보험료가 늘고, 만기 시점에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환차손을 볼 수도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만기 조절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김희정 농협은행 NH올백자문센터장은 “달러화 자산은 자산 배분의 기본이지만 단기 투자는 환차손 우려가 크다”며 “현시점에 자산 배분을 목적으로 달러 예금에 가입한다면 달러 가치가 더 떨어질 가능성을 가정하고 분할 매수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