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관리부실 지적 불가피
미얀마 총선 사전투표 잡음…쥐가 투표함 갉아 먹고 가짜 직인도
미얀마에서 오는 8일 총선을 앞두고 사전 투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관리 부실'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2일 일간 미얀마 타임스에 따르면 동부 모톤 지역 한 마을에서 지난달 말 쥐들 때문에 투표함이 교체되는 소동이 있었다.

쥐들이 투표함을 갉아 먹은 바람에 투표용지가 들어있던 봉투 일부가 훼손된 것이다.

다만 안에 들어있던 투표용지는 훼손되지 않았다고 해당 지역 선관위는 밝혔다.

마을 관계자는 투표소에 쥐가 많다 보니 경비시설 케이블도 일부 갉아 먹은 상태라고 주장했다.

투표용지 훼손은 없었다지만, 문제의 투표함에서 일부 투표용지가 분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집권 민주주의민족동맹(NLD) 관계자는 신문에 쥐들이 갉아먹은 투표함에서 투표용지 6개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쥐들이 투표함을 갉아먹은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다른 투표함에 잘못 넣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미얀마 총선일은 오는 8일이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60세 이상 노령층 유권자를 대상으로 지난달 29일부터 사전투표가 진행 중이다.

양곤 북부 흘레구 지역에서는 선관위 직인이 찍히지 않은 투표용지를 사용하려다가 발각된 사건도 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해당 지역 선관위 관계자는 사전투표 이틀째인 지난달 30일 군부와 연계된 통합단결발전당(USDP) 소속 후보의 투표소 대리인이 선관위 직인이 찍히지 않은 투표용지를 나눠주다 NLD측 대리인에 의해 적발됐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3명의 사전투표 유권자가 가짜 투표용지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선관위측은 해당 투표소에 사전투표를 중단하도록 지시하고, 기존 투표함을 봉인하는 조처를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밖에도 투표용지를 넣는 봉투가 재질 불량으로 찢어지거나 제대로 접착돼 있지 않은 경우도 종종 발견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함을 넣은 봉투가 찢어져 있으면, 투표가 무효가 되는지는 투표 규정에 나타나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미얀마는 지난 2015년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앞세워 50년이 넘는 군부독재를 종식하고 민주 정부를 수립했다.

이후 처음 열리는 이번 총선에서 수치 고문이 이끄는 NLD의 승리가 예상되지만, 여권의 선거 관리를 놓고 공정성 및 투명성 시비가 일고 있어 선거 이후에도 잡음이 예상된다.

특히 선관위는 선거 준비 과정에서 준비 미숙을 여실히 드러내 비판의 대상 이 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