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레이스에 참가한 레이싱 팀 정비사가 경기 도중 타이어를 교체하고 있다.  연합뉴스
슈퍼레이스에 참가한 레이싱 팀 정비사가 경기 도중 타이어를 교체하고 있다. 연합뉴스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서킷이 ‘타이어 전쟁’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최상위급 ‘슈퍼 6000’ 경주에서 독주하던 한국타이어의 앞길을 금호타이어가 가로막아 섰기 때문이다. 도요타 ‘GR 수프라’의 외관 옷을 입고 규정 내에서만 개조가 가능한 스톡카로 실력을 겨루는 슈퍼 6000은 ‘타이어 레이스’로 불릴 정도로 타이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지난달 25일 강원 인제스피디움 서킷에서 끝난 슈퍼레이스 최상위급 경주인 슈퍼 6000의 6라운드 우승은 금호타이어의 후원을 받는 엑스타레이싱의 정의철(34)이 가져갔다. 지난 9월 열린 4라운드에서 금호타이어를 쓰는 준피티드레이싱의 황진우(37)가 한국타이어 팀들의 12연승을 제지한 뒤 3개 라운드 연속 우승했다. 지난 5라운드는 엑스타레이싱의 노동기(26)가 제패했다.

슈퍼레이스는 업계에서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의 전쟁터’로 불린다. 주최 측이 따로 타이어 회사의 성적표를 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슈퍼레이스에서 사용하는 타이어 회사가 이 두 곳뿐이어서 이들은 시즌 뒤 나오는 ‘비공식 성적표’에 울고 웃는다.

올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일방적인 승부가 펼쳐졌다. 한국타이어를 장착한 팀이 지난 시즌 열린 9개 라운드를 싹쓸었고, 올 시즌 1~3라운드를 휩쓸면서 12라운드 연속 우승을 달렸다. 하지만 금호타이어가 4~6라운드를 모두 가져오면서 스코어는 3-3 동점이 됐다. 한 레이싱팀 관계자는 “무게 등 자동차 스펙을 주최 측이 정한 범위에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타이어 성능이 승부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며 “그동안 한국타이어를 사용하는 팀이 무조건 우승한다는 농담 아닌 농담도 나왔는데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고 했다.

현장에선 금호타이어의 투자가 이 같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금호타이어는 그동안 ‘직원 월급 줄 돈이 없다’고 할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북미시장 판매량 등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연내 흑자 전환을 앞두고 있다. 신영학 엑스타레이싱팀 대표는 “금호타이어가 올 시즌 초반부터 테스트 레이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현장의 피드백을 빠르게 적용한 것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두 회사의 ‘결승전’은 오는 28일부터 이틀간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개막하는 7, 8라운드가 될 전망이다. 2일 열린 ‘미리 보는 결승전’ 공식 연습주행에선 황진우와 정의철이 각각 1, 2위를 차지하면서 금호타이어가 웃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