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사진=뉴스1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사진=뉴스1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이 선진국 진입 기준으로 통하는 3만달러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사태로 1인당 국민소득은 2019년에 이어 2년 연속 쪼그라들 전망이다. 하지만 9월 들어 원화가치가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로 환산한 국민소득 감소폭이 다소 줄었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한국은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하 국민소득)은 3만1000달러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에 비해 약 1114달러(3.4%) 감소한 금액이다. 1인당 국민소득은 한 해 동안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수로 나눈 것이다.

1953년 1인당 국민소득 66달러로 최빈국이었던 한국은 2017년(3만1734달러) ‘3만달러 시대’를 열면서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고 자축했다. 2018년(3만3434달러)까지도 늘었던 1인당 국민소득은 2019년 3만2114달러로 2018년보다 4.3% 줄었다. 올해는 3만1000달러 수준으로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년 연속 감소한 것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53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던 2008년(-11.2%), 2009년(-10.4%) 때가 유일했다.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는 것은 이를 구성하는 실질 경제성장률, 물가(GDP디플레이터), 원화 가치 등 세 가지 지표가 모두 작년 대비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올해 한국은행이 전망한 경제성장률은 -1.3%이다. 국민 경제의 종합적인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GDP디플레이터(명목 국내총생산을 실질 국내총생산으로 나눈 값)는 올 상반기에 0.3%로 나타났다. 이 같은 변수를 단순적용하면 원화로 환산한 1인당 국민소득이 작년에 비해 1%가량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올해 평균 원화가치도 작년에 비해 하락했다. 올해 1월2일~10월30일까지 평균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95원34전이다. 이 같은 원화가치는 작년 평균(1166원)보다 2.5%가량 하락한 것이다. 성장률, 물가, 원화가치가 나란히 떨어지면서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은 3만1000달러가량으로 산출됐다.

이처럼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은 3만달러는 유지될 전망이다. 3만달러를 밑돌려면 단순계산으로 올해 남은 기간인 11월1일~12월31일 평균 원·달러 환율이 1429원53전을 기록해야 한다.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올해 최고가 환율(3월19일, 1285원70전)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말까지 환율이 1110~1150원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올해 초 코로나19 충격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밑돌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3만달러를 간신히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에는 원화 강세의 영향이 컸다. 올 9월 들어 원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도 작용한 것이다.지난 9월4일(1189원60전)에 1190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이후 내림세(원화가치 강세)를 보이면서 현재는 1130원 안팎 수준을 맴돌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