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한 사람 뽑겠다"던 김종인, 결론은 당내 후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이 2일 서울과 부산 지역 전·현직 중진 의원들과 잇따라 만났다. 내년 4월 서울·부산 시장 보궐 선거에 나설 후보들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서병수·조경태·김도읍·이헌승·장제원·하태경 등 부산 지역 중진의원들과 오찬 모임을 열었다. 이날 저녁엔 서울 광화문의 모 음식점에서 권영세·박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김용태·이혜훈 전 의원 등과 만찬을 가졌다. 보궐 선거를 앞두고 현장 민심을 듣기 위해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마련한 자리로 알려졌다. 당내 후보 경선을 염두에 둔 인물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출마 의사를 타진하려는 자리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선 의원들을 만나 보궐선거에 대한 의견을 들으려 했다”며 “어떤 사람을 후보감으로 지정해서 만난 자리는 아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당 안팎에선 경선에 나설 인물을 끌어들이기 위해 김 위원장이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당의 한 중진의원은 “당내 후보를 다독이고 띄워야 한다는 중진 의원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라며 “참신한 인물을 찾으려 했던 과거의 모습과는 달라진 전향적인 변화”라고 해석했다. 다른 한 의원은 “오세훈, 유승민, 안철수 등 인지도 후보 중 최소 한명은 서울 시장 후보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외부 인재를 영입하려는 행보도 수면 위로 부상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에 대해 김 위원장이 “만나 볼 의향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말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김 위원장이 지난 주 성남 판교테크노밸리의 엔씨소프트 본사를 방문해 김택진 대표를 만난 것도 궤를 같이 한다. 김 대표는 당시 정계 진출 가능성에 대해 “전혀 뜻이 없다”라며 선을 그었다. 김상훈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장은 “당내 경선에 들일 수 있는 시간은 앞으로 3~4개월 남짓”이라며 “시간이 많지 않은만큼 인지도가 높고 경쟁력 있는 후보를 영입하는 데 당 지도부가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