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약사 아스텔라스가 'TIGIT' 항체 치료제 개발을 중단키로 했다. TIGIT 표적은 면역관문억제제 시장의 블록버스터인 'PD-1·PD-L1'를 잇는 차세대 표적(바이오마커)로 꼽혀왔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아스텔라스의 신약후보물질 업데이트 소식이 전해진 것은 지난달 30일이다. 아스텔라스는 이날 2분기 실적 공시를 통해 항-TIGIT 후보물질 개발을 종료했다고 발표했다. 아스텔라스는 2018년 미국 바이오회사인 포텐자를 4억 달러(약 4534억원)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포텐자에서 개발하던 임상 1상시험 단계인 TIGIT 항체 'ASP8374/PTZ-201'와 'NRP1' 항체 'ASP1948/PTZ-329', 'GITR' 작동성 항체 'ASP1951/PTZ-522' 등을 도입했다.

TIGIT는 면역관문단백질을 억제하는 표적으로 꼽힌다. 암세포의 PD-L1이 면역세포의 PD-1과 만나 면역세포의 공격을 차단하는 것처럼, 암 세포의 'PVR'이 면역세포의 TIGIT와 만나 공격을 차단한다. TIGIT 항체를 활용해 면역세포가 암 세포를 잘 공격하도록 돕는 원리다.

그동안 아스텔라스는 300명을 대상으로 TIGIT 항체인 'ASP8374/PTZ-201'와 MSD의 키트루다 병용 임상 1상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2년 만에 ASP8374/PTZ-201 개발을 중단하면서 임상 1상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업계에서는 ASP8374/PTZ-201 개발 실패로 아스텔라스가 입는 손실 규모만 2억92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아스텔라스의 TIGIT 항체 치료제 개발 중단 소식에 다른 항-TIGIT 파이프라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로슈는 항-TIGIT 치료 후보물질 티라고루맙을 개발하고 있다. 티센트릭과 병용치료한 임상 결과 폐암 환자 일부에게서 반응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를 올 6월 공개했다. 다만 항-TIGIT 단일 치료군은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MSD도 올해 9월 열린 유럽종양학회2020(ESMO 2020)에서 키트루다와 항-TIGIT 후보물질과의 병용치료 결과를 발표했다. BMS도 옵디보 병용 요법으로 항-TIGIT 후보물질을 활용하고 있다.

길리어드도 항-TIGIT 후보물질을 활용해 비소세포폐암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아쿠스바이오사이언스와 손을 잡았다. 중국 바이오기업 베이진도 항-TIGIT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