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지수가 3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하지만 여전히 현재의 조정장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3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 대선과 코로나19 재확산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2021년 전망은 낙관적으로 내놓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10년 박스권을 뚫고 2700선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주가가 백두산(2744m)을 등반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5개 증권사 전망치 발표

2일 BNK투자증권은 내년 코스피 목표치를 2800으로 제시했다. 이날 하나금융투자도 코스피가 최대 2700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앞서 삼성증권은 예상밴드를 2100~2850으로 제시했다. KTB투자증권은 2200~2750, 신한금융투자는 2100~2700으로 전망치를 내놨다. 5개 증권사의 코스피 목표치 평균은 2760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들이 내세우는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상장사들의 실적 개선과 글로벌 경기부양 등 우호적 정책환경이다. 여기에 강력한 세력으로 떠오른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와 반도체 기업의 실적 회복이 코스피 상승세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2021년은 역사적 신고점을 돌파하는 대세 상승장의 시작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현재 증시 상황이 급등장을 앞둔 1997년 외환위기 직후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당시 코스피는 경기회복과 미국의 금리 인하에 힘입어 1998년 6월부터 1년간 네 배 가까이 상승했다.

“2021년은 실적 장세”

증권사들은 올해 급등장을 주도했던 유동성 장세가 내년에는 실적 장세로 연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가파른 실적 개선이 코스피 상승의 핵심동력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내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195조8000억원으로 올해(약 143조원) 대비 37%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에도 이익이 가파르게 증가한 해에 코스피가 랠리를 펼쳤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증가율(전년 대비)은 2010년 57%, 2017년 32%였다. 두 해 코스피는 모두 신고가를 기록했다. 코스피가 가파르게 올랐던 1998년에도 영업이익이 23%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산업의 회복세가 상승장을 예고한다는 분석이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의 25%를 차지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지수 등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영업이익이 46조3656억원으로 올해 대비 25.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8조3345억원으로 71.7%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코로나19 백신 개발, 미국 대선 불확실성 감소 등이 또 다른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당선 시 백두산 높이만큼 코스피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BNK투자증권은 경기회복을 가속화할 수 있는 변수로 코로나19 백신을 꼽았다.
"코스피, 내년 '백두산' 오른다"

IT·철강·자동차 주목

증권사들은 경기순환주가 실적 장세를 이끌 또 다른 주역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종목군은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동시에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BNK투자증권은 정보기술(IT), 철강, 화학, 자동차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모비스, 삼성전기, 롯데케미칼 등이 고정비 감소로 인한 회복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호텔·레저, 운송, 정유 등 코로나19 피해주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놨다.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돼야 업황이 회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실적 둔화에 대한 리스크가 큰 종목으로 에너지, 호텔·레저, 운송, 조선 등을 꼽았다. BNK투자증권은 “정유, 서비스, 운송 등은 백신이 상용화돼야 적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