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으로 끝난 키움…강력한 우승후보가 5위로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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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자 속출 속에 구단 수뇌부 과도한 개입으로 '파열음'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키움 히어로즈의 발걸음이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멈췄다.
어느 해보다 기대가 컸던 시즌이었다.
구단의 13번째 시즌인 올해야말로 우승 적기라고 다들 믿었다.
하지만 키움은 승수를 쌓아가는 대신 부상자만 쌓였고, 구단 수뇌부의 과도한 개입 속에 부끄러운 권력 구조의 민낯만 드러낸 채 파국을 맞았다.
키움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장정석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고 초보 사령탑인 손혁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장 감독은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승인 86승을 거뒀고 팀을 5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로 이끌었지만, 재계약에 실패했다.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팀이 감독을 교체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었다.
이로 인해 뒷말이 끊이지 않았지만, 구단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지난해 준우승 전력에도 균열이 발생했다.
키움은 지난해 리그 타점 1위, 장타율 3위, 홈런 4위를 차지하며 골든글러브 외야수에 뽑힌 제리 샌즈와 재계약에 실패했다.
샌즈는 지난해 연봉(50만달러)보다 2배 이상을 얹어준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와 1년 연봉 110만달러(약 12억8천만원)에 계약했다.
샌즈와 결별하고 키움이 총액 35만달러(약 4억원)에 영입한 내야수 테일러 모터는 리그 1호 퇴출 용병이 됐다.
뒤를 든든하게 받쳐주던 5번 샌즈를 잃어버린 4번 박병호는 6월 중순까지 1할대 타율에 허덕였다.
그나마 트레이드로 데려온 박준태, 전병우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며 키움은 지리멸렬한 경기력 속에서도 상위권 순위를 유지했다.
키움은 모터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2016년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의 내야수 애디슨 러셀을 영입했다.
러셀이 2주 자가격리를 끝내고 7월 말에 합류하자 키움은 거짓말같이 연승 행진을 달리며 선두 NC 다이노스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8월 0.310의 맹타를 휘둘렀던 러셀은 9월 들어 타율이 0.196으로 주저앉았다.
수비에서도 65경기를 뛰면서 실책 12개를 저질렀다.
넘치는 내야 자원 속에서도 내야수 러셀을 선택한 것은 외야수 임병욱이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임병욱은 8월 18일 복귀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이 재발해 한 경기만 뛰고 시즌 아웃됐다.
러셀의 예상치 못한 부진과 임병욱의 복귀 무산으로 타선의 고민이 쌓여간 가운데 더 큰 문제는 마운드에서 발생했다.
시즌 초반 팔꿈치 부상으로 고전했던 제이크 브리검이 돌아오자 에릭 요키시, 최원태, 이승호가 줄줄이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선발 로테이션 3자리가 한꺼번에 빠진 키움은 하루 걸러서 불펜 데이를 치러야 했다.
8월 26일 수원 kt wiz전에서는 KBO리그 역대 한 경기 최다인 투수 12명이 등판해 연장 10회 혈전을 치렀다.
키움은 선발진의 구멍을 메우기 위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투수를 최대한 많이 가동해야 했다.
가뜩이나 불펜진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지난 시즌 62⅔이닝을 책임진 윤영삼의 이탈은 치명타로 작용했다.
윤영삼은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단과 불화를 일으켜 개막 후에도 2군에만 머물렀다.
2군에서 평균자책점 0.88로 빼어난 성적을 올렸지만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했고, 사생활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불명예스럽게 그라운드를 떠났다.
키움은 9월 25일 최원태가 복귀하면서 4개월 만에 완전체 5인 선발 로테이션을 갖췄지만, 불펜진의 기력은 이미 소진된 뒤였다.
키움은 시즌 막판, 선두 추격을 이어가야 할 시기에 투타 양면에서 모든 지표가 악화하는 등 총체적인 난국에 빠졌다.
10월 8일 손혁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해서 사퇴했다.
김창현 퀄리티컨트롤 코치가 잔여기간과 포스트시즌에서 감독직을 대행했다.
손 감독의 중도 하차를 둘러싸고 형식만 자진 사퇴일 뿐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의혹의 '몸통' 격인 허민 이사회 의장의 구단 사유화 논란까지 불거지며 키움 구단의 평판은 땅으로 떨어졌다.
팀이 '장난감' 취급당한 것을 확인한 키움 팬들은 팀을 응원할 이유를 잃어버렸다.
야구팬들의 싸늘한 시선 속에 키움은 정규시즌을 5위로 마쳤고, 포스트시즌 단 1경기만 치르고 시즌을 마감했다.
키움은 타선의 핵인 김하성이 내년에는 팀을 떠난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는 서건창, 김상수를 둘 다 잡는다는 보장이 없다.
게다가 현재 수감 중인 이장석 전 대표는 내년 6월이면 3년 6개월의 형량을 다 채운다.
우승 적기를 놓친 키움의 앞날이 어떻게 전개될지 불안하게 보는 시선이 많다.
/연합뉴스
어느 해보다 기대가 컸던 시즌이었다.
구단의 13번째 시즌인 올해야말로 우승 적기라고 다들 믿었다.
하지만 키움은 승수를 쌓아가는 대신 부상자만 쌓였고, 구단 수뇌부의 과도한 개입 속에 부끄러운 권력 구조의 민낯만 드러낸 채 파국을 맞았다.
키움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장정석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고 초보 사령탑인 손혁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장 감독은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승인 86승을 거뒀고 팀을 5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로 이끌었지만, 재계약에 실패했다.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팀이 감독을 교체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었다.
이로 인해 뒷말이 끊이지 않았지만, 구단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지난해 준우승 전력에도 균열이 발생했다.
키움은 지난해 리그 타점 1위, 장타율 3위, 홈런 4위를 차지하며 골든글러브 외야수에 뽑힌 제리 샌즈와 재계약에 실패했다.
샌즈는 지난해 연봉(50만달러)보다 2배 이상을 얹어준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와 1년 연봉 110만달러(약 12억8천만원)에 계약했다.
샌즈와 결별하고 키움이 총액 35만달러(약 4억원)에 영입한 내야수 테일러 모터는 리그 1호 퇴출 용병이 됐다.
뒤를 든든하게 받쳐주던 5번 샌즈를 잃어버린 4번 박병호는 6월 중순까지 1할대 타율에 허덕였다.
그나마 트레이드로 데려온 박준태, 전병우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며 키움은 지리멸렬한 경기력 속에서도 상위권 순위를 유지했다.
키움은 모터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2016년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의 내야수 애디슨 러셀을 영입했다.
러셀이 2주 자가격리를 끝내고 7월 말에 합류하자 키움은 거짓말같이 연승 행진을 달리며 선두 NC 다이노스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8월 0.310의 맹타를 휘둘렀던 러셀은 9월 들어 타율이 0.196으로 주저앉았다.
수비에서도 65경기를 뛰면서 실책 12개를 저질렀다.
넘치는 내야 자원 속에서도 내야수 러셀을 선택한 것은 외야수 임병욱이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임병욱은 8월 18일 복귀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이 재발해 한 경기만 뛰고 시즌 아웃됐다.
러셀의 예상치 못한 부진과 임병욱의 복귀 무산으로 타선의 고민이 쌓여간 가운데 더 큰 문제는 마운드에서 발생했다.
시즌 초반 팔꿈치 부상으로 고전했던 제이크 브리검이 돌아오자 에릭 요키시, 최원태, 이승호가 줄줄이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선발 로테이션 3자리가 한꺼번에 빠진 키움은 하루 걸러서 불펜 데이를 치러야 했다.
8월 26일 수원 kt wiz전에서는 KBO리그 역대 한 경기 최다인 투수 12명이 등판해 연장 10회 혈전을 치렀다.
키움은 선발진의 구멍을 메우기 위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투수를 최대한 많이 가동해야 했다.
가뜩이나 불펜진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지난 시즌 62⅔이닝을 책임진 윤영삼의 이탈은 치명타로 작용했다.
윤영삼은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단과 불화를 일으켜 개막 후에도 2군에만 머물렀다.
2군에서 평균자책점 0.88로 빼어난 성적을 올렸지만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했고, 사생활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불명예스럽게 그라운드를 떠났다.
키움은 9월 25일 최원태가 복귀하면서 4개월 만에 완전체 5인 선발 로테이션을 갖췄지만, 불펜진의 기력은 이미 소진된 뒤였다.
키움은 시즌 막판, 선두 추격을 이어가야 할 시기에 투타 양면에서 모든 지표가 악화하는 등 총체적인 난국에 빠졌다.
10월 8일 손혁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해서 사퇴했다.
김창현 퀄리티컨트롤 코치가 잔여기간과 포스트시즌에서 감독직을 대행했다.
손 감독의 중도 하차를 둘러싸고 형식만 자진 사퇴일 뿐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의혹의 '몸통' 격인 허민 이사회 의장의 구단 사유화 논란까지 불거지며 키움 구단의 평판은 땅으로 떨어졌다.
팀이 '장난감' 취급당한 것을 확인한 키움 팬들은 팀을 응원할 이유를 잃어버렸다.
야구팬들의 싸늘한 시선 속에 키움은 정규시즌을 5위로 마쳤고, 포스트시즌 단 1경기만 치르고 시즌을 마감했다.
키움은 타선의 핵인 김하성이 내년에는 팀을 떠난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는 서건창, 김상수를 둘 다 잡는다는 보장이 없다.
게다가 현재 수감 중인 이장석 전 대표는 내년 6월이면 3년 6개월의 형량을 다 채운다.
우승 적기를 놓친 키움의 앞날이 어떻게 전개될지 불안하게 보는 시선이 많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