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일 “검찰총장의 언행과 행보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국민적 신뢰를 추락시키고 있다”며 다시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한 날을 세웠다. 추 장관을 비판한 일명 ‘커밍아웃’ 검사들의 사표를 받으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동의자가 40만 명을 넘어선 데 대해서는 “국민의 비판과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검사들과 소통하며 검찰 개혁을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이날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을 방문해 현장 행보를 이어갔다.

추 장관은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관련 입장문을 내고 “권력기관으로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그 어느 기관보다 엄중하게 요구된다”며 “그 정점에 있는 검찰총장의 언행과 행보가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는 작금의 상황을 매우 중차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그럼에도 대다수 일선 검사들이 묵묵히 맡은 바 업무에 충실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며 “검사들도 개혁의 길에 함께 동참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추 장관에 대한 평검사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수세에 몰린 추 장관이 지지 여론을 등에 업고 ‘윤석열 때리기’와 국면 전환을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 장관은 이날 ‘검사들의 개혁 동참’도 재차 촉구했다.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가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및 감찰권 발동 등을 비판하는 게시글을 올린 지난달 28일 이후 이날 오전 11시까지 검사들의 실명 지지 댓글 298건이 달렸다.

한편 윤 총장은 이날 법무연수원을 방문해 초임 부장검사 30여 명을 대상으로 강연하고 만찬을 했다. 법무연수원은 윤 총장의 최측근이자 ‘채널A 전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에 연루돼 법무부 감찰을 받고 있는 한동훈 검사장의 근무지다. 윤 총장은 지난달 29일 대전고검·지검을 방문했고, 오는 9일 초임 차장검사 교육에도 참석한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