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양도세 등 당정 대립에 사의 표명한 관료 홍남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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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책임' 지적에 "누군가 책임질 일…정치적 행동 아냐"
문 대통령 반려 사실 모르고 국회서 발언…"후임자 올때까지 최선" 주식 양도소득세 강화 등 논란 속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재신임으로 사의는 즉시 반려됐지만 재난지원금과 추가경정예산안 등 굵직굵직한 경제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짓눌려온 관료사회의 항의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 홍남기 "누군가는 책임져야…진다면 제가"
홍 부총리의 사의 표명 공개는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자리에서 이뤄졌다.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이 대주주 양도세 강화방안에 대해 질의하자 홍 부총리는 "저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지만 (최근)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일단 현행 (대주주 기준) 10억원을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하면서 "최근 2개월간 (이 문제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었던 상황에서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싶어 제가 오늘 사의 표명과 함께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현행 소득세법 시행령에는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여부를 판단하는 주식 보유액 기준을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내년부터 낮추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로써 올해 연말 기준으로 대주주는 내년 4월 이후 해당 종목을 팔아 수익을 낼 경우 22~33%의 양도세(지방세 포함)를 내야 한다.
정부는 대주주 양도세 강화를 유예해야 한다는 여야 의원들의 요구에 가족합산은 개인별 과세로 바꾸겠다고 물러섰지만 시행령에 이미 반영된 대주주 기준 강화안(10억→3억원)은 고수했다.
정책 일관성과 과세 형평성 상 3억원 기준 강화는 물러설 수 없다는 것이었다.
지난 1일 고위당정청에서 홍 부총리는 3억원을 5억원으로 한발 물러섰지만 대주주 기준 강화 방침은 끝까지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 "정치적이란 단어 접목 불가…그냥 지나가기엔 참을 수 없는 상황"
이날 사의 표명이 "기성 정치인의 정치적 행동으로 해석될 여지를 준다"는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의 질의에 홍 부총리는 "저한테는 정치라는 단어가 접목될 수 없다"면서 "(기준 강화를 주장했던 정부가) 아무 일 없던 것처럼 '10억원으로 갑니다'라고 말씀드리는 것이 공직자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고 현행 유지에 대해 누군가가 책임져야 할 사람이 있다면 제가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판단했다"고 답변했다.
기 의원이 "대단히 무책임하게 해석될 수 있다.
유감스럽다"고 하자 "그것은 의원님 개인 판단이고 저는 굉장히 숙고해서 그런 입장을 얘기했고 제가 그냥 지나가기에는 참을 수 없는 상황에서 그렇게 말씀드리는 것(사의 표명)이 오히려 책임 있는 자태라고 생각했다"고 맞받았다.
홍 부총리는 이날 사의 표명과 문 대통령의 즉각 반려가 '짜인 각본'이라는 의혹에는 불쾌감을 드러냈다.
국민의힘 류성걸 의원이 "외부에서 '짜고 치는 고스톱이냐'는 정도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부총리의 언행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자 홍 부총리는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은 저에 대한 지나친 모욕"이라고 답했다.
◇ 재난지원금·대주주 양도세 등 현안서 매번 물러서
홍 부총리는 이날 자신의 사의 표명이 정책 혼선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라 했지만 정부 안팎에선 홍 부총리가 관료 사회를 대표해 사의로서 항의 의사를 표현한 것이라는 시각이 상당하다.
홍 부총리는 경제 컨트롤타워로서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총 277조원 규모의 대책, 59년 만에 4차례에 걸친 추경예산안을 편성하는 등 총력 대응했지만 당정 간 정책 대립 과정에서 번번이 물러서야 했다.
1차 긴급재난지원금의 전 국민 지급을 반대하다 결국 '100% 지급'을 수용했고,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4차 추경 전제조건으로 내걸지만 3단계 격상 없이도 결국 추경 편성에 동의했다.
홍 부총리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재정준칙도 여야 모두의 반발로 후속절차인 입법예고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 퇴직 경제부처 정무직 고위공무원은 "결정권이 여당과 청와대에 쏠려 있는 현재 구조에선 관료들이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사실상 하나도 없다고 보면 된다"면서 "일을 일대로 하고 결정에 대한 책임이나 비판만 받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홍 부총리 역시 자유롭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이명박 정부 때 윤증현 장관 이후 두 번째로 재직기간이 길지만 막상 중대 결정 과정에선 번번이 배제된다는 것이다.
◇ "후임자 올 때까지 책임 다해 직 수행"
다만 문 대통령이 홍 부총리의 사의를 반려한 만큼 경제부총리로서 역할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기재위에서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문 대통령이 (홍 부총리의 사의를) 반려했다는 소식을 들었냐"고 묻자 홍 부총리는 "국회에 오느라 듣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양 의원이 "문 대통령이 반려했다는 것이 확인된다면 어찌할 것이냐"고 재차 묻자 홍 부총리는 잠시 답변할 말을 찾지 못하고 머뭇거리다 "후임자가 올 때까지 마지막 날까지 책임을 다해 직을 수행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 반려 사실 모르고 국회서 발언…"후임자 올때까지 최선" 주식 양도소득세 강화 등 논란 속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재신임으로 사의는 즉시 반려됐지만 재난지원금과 추가경정예산안 등 굵직굵직한 경제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짓눌려온 관료사회의 항의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 홍남기 "누군가는 책임져야…진다면 제가"
홍 부총리의 사의 표명 공개는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자리에서 이뤄졌다.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이 대주주 양도세 강화방안에 대해 질의하자 홍 부총리는 "저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지만 (최근)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일단 현행 (대주주 기준) 10억원을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하면서 "최근 2개월간 (이 문제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었던 상황에서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싶어 제가 오늘 사의 표명과 함께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현행 소득세법 시행령에는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여부를 판단하는 주식 보유액 기준을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내년부터 낮추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로써 올해 연말 기준으로 대주주는 내년 4월 이후 해당 종목을 팔아 수익을 낼 경우 22~33%의 양도세(지방세 포함)를 내야 한다.
정부는 대주주 양도세 강화를 유예해야 한다는 여야 의원들의 요구에 가족합산은 개인별 과세로 바꾸겠다고 물러섰지만 시행령에 이미 반영된 대주주 기준 강화안(10억→3억원)은 고수했다.
정책 일관성과 과세 형평성 상 3억원 기준 강화는 물러설 수 없다는 것이었다.
지난 1일 고위당정청에서 홍 부총리는 3억원을 5억원으로 한발 물러섰지만 대주주 기준 강화 방침은 끝까지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 "정치적이란 단어 접목 불가…그냥 지나가기엔 참을 수 없는 상황"
이날 사의 표명이 "기성 정치인의 정치적 행동으로 해석될 여지를 준다"는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의 질의에 홍 부총리는 "저한테는 정치라는 단어가 접목될 수 없다"면서 "(기준 강화를 주장했던 정부가) 아무 일 없던 것처럼 '10억원으로 갑니다'라고 말씀드리는 것이 공직자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고 현행 유지에 대해 누군가가 책임져야 할 사람이 있다면 제가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판단했다"고 답변했다.
기 의원이 "대단히 무책임하게 해석될 수 있다.
유감스럽다"고 하자 "그것은 의원님 개인 판단이고 저는 굉장히 숙고해서 그런 입장을 얘기했고 제가 그냥 지나가기에는 참을 수 없는 상황에서 그렇게 말씀드리는 것(사의 표명)이 오히려 책임 있는 자태라고 생각했다"고 맞받았다.
홍 부총리는 이날 사의 표명과 문 대통령의 즉각 반려가 '짜인 각본'이라는 의혹에는 불쾌감을 드러냈다.
국민의힘 류성걸 의원이 "외부에서 '짜고 치는 고스톱이냐'는 정도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부총리의 언행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자 홍 부총리는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은 저에 대한 지나친 모욕"이라고 답했다.
◇ 재난지원금·대주주 양도세 등 현안서 매번 물러서
홍 부총리는 이날 자신의 사의 표명이 정책 혼선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라 했지만 정부 안팎에선 홍 부총리가 관료 사회를 대표해 사의로서 항의 의사를 표현한 것이라는 시각이 상당하다.
홍 부총리는 경제 컨트롤타워로서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총 277조원 규모의 대책, 59년 만에 4차례에 걸친 추경예산안을 편성하는 등 총력 대응했지만 당정 간 정책 대립 과정에서 번번이 물러서야 했다.
1차 긴급재난지원금의 전 국민 지급을 반대하다 결국 '100% 지급'을 수용했고,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4차 추경 전제조건으로 내걸지만 3단계 격상 없이도 결국 추경 편성에 동의했다.
홍 부총리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재정준칙도 여야 모두의 반발로 후속절차인 입법예고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 퇴직 경제부처 정무직 고위공무원은 "결정권이 여당과 청와대에 쏠려 있는 현재 구조에선 관료들이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사실상 하나도 없다고 보면 된다"면서 "일을 일대로 하고 결정에 대한 책임이나 비판만 받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홍 부총리 역시 자유롭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이명박 정부 때 윤증현 장관 이후 두 번째로 재직기간이 길지만 막상 중대 결정 과정에선 번번이 배제된다는 것이다.
◇ "후임자 올 때까지 책임 다해 직 수행"
다만 문 대통령이 홍 부총리의 사의를 반려한 만큼 경제부총리로서 역할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기재위에서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문 대통령이 (홍 부총리의 사의를) 반려했다는 소식을 들었냐"고 묻자 홍 부총리는 "국회에 오느라 듣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양 의원이 "문 대통령이 반려했다는 것이 확인된다면 어찌할 것이냐"고 재차 묻자 홍 부총리는 잠시 답변할 말을 찾지 못하고 머뭇거리다 "후임자가 올 때까지 마지막 날까지 책임을 다해 직을 수행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