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해에서 새로운 맨틀(지구 내부의 핵과 지각 사이에 있는 부분)을 발견하고, 얼음에서 일어나는 특이현상을 규명한 공로로 해양과 에너지·환경 분야에서 인정받았다는 게 극지연구소의 설명이다.
박숭현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남극권에서 새로운 타입의 질란디아-남극 맨틀 발견 및 특성 규명’ 연구로 호주와 남극 사이 바다에서 새로운 맨틀을 발견하고 ‘질란디아-남극 맨틀’로 명명했다. 극지연구소 관계자는 “태평양형과 인도양형으로 구분된 상부 맨틀이 서로 맞닿아 있다는 기존 학설을 뒤집은 성과”라며 “신규 맨틀은 30년간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던 지구의 맨틀 순환 모델을 손봐야할 만큼 놀라운 발견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김기태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극지방 얼음에서 일어나는 특이한 화학현상 규명 및 동결응용기술 기반마련’ 연구에서 얼음이 얼음에서 발생하는 지구의 회복능력을 찾아냈다. 얼음이 얼 때 얼음 결정들 사이로 특정 성분이 모이면서 화학반응이 빠르게 일어나는데, 이 현상이 오염물질을 정화하거나 산화철을 철 이온으로 바꾼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철 이온은 극지바다 미세조류의 생산 활동을 도와서 해양 생태계가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붙잡아두는 데 기여한다. 연구팀은 실험실과 일부 현장에서 확인된 얼음의 효과가 지구 전체에는 어떻게, 얼마만큼의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 중이다.
극지연구소는 세종·장보고 두 개의 남극기지와 북극 다산과학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극지바다를 항해할 수 있는 국내 유일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보유하고 있다. 아라온호는 지난달 31일 남극기지 연구원 등을 태우고 남극행에 나섰다.
강성호 극지연구소장은 “극지는 과학적인 호기심을 넘어 실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지역“이라며 ”기후변화와 환경보호 등 우리 국민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 연구 성과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